아픈 무릎에 테이프 '칭칭' 감은 배드민턴 안세영, 투혼의 여자단식 금메달

맞수 천위페이 2-1 제압
경기 중단하고 치료 받으면서도 승리 거둬
5년 전 완패 아픔 완벽한 설욕

오른 무릎에 테이핑을 한 안세영이 7일 중국 항저우 빈장체육관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배드민턴 여자 단식 결승에서 몸을 날려 중국의 천위페이의 공격을 받아내고 있다. 항저우=연합뉴스

한국 배드민턴의 간판 안세영(삼성생명)이 투혼의 '금빛 스매시'를 날렸다.

안세영은 7일 중국 항저우 빈장체육관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배드민턴 여자단식 결승전에서 숙적 천위페이(중국)를 2-1(21-18 17-21 21-8)로 꺾었다. 지난 1일 여자 단체전에서도 천위페이를 제압하면서 한국 배드민턴에 첫 금메달을 안겼던 안세영은 단식도 제패하며 2관왕에 올랐다. 여자단식 금메달은 1994년 히로시마 대회 방수현 이후 29년 만에 나왔다.

오른 무릎이 좋지 않아 테이프를 칭칭 감고 뛴 안세영은 경기 내내 아픔을 참고 뛰었다. 1세트 18-17로 앞선 상황에서 통증이 심해져 경기 중단 후 잠시 치료를 받기도 했지만 33분 간의 혈투 끝에 21-18로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2세트는 17-21로 내줬지만 테이핑을 다시 하고 3세트에 임해 뛰었다. 몸 상태가 완벽하지 않은 상태에서도 3세트 내내 천위페이를 압도하며 21-8 큰 점수 차로 승리했다.

안세영이 중국의 천위페이를 상대하다 통증을 호소하고 있다. 항저우=연합뉴스

안세영의 이번 아시안게임 여자단식 금메달은 특별하다. 5년 전 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회 때 1회전에서 만났던 상대도 천위페이였다. 당시 0-2로 완패하고 자신에게 실망한 안세영은 독기를 품었다. 그리고 “운동을 하루도 빠지지 않고 하겠다”고 마음 먹고, 매일 새벽부터 야간까지 땀방울을 쏟았다. 자신과의 약속을 지킨 안세영은 5년이라는 시간이 흘러 천위페이를 완벽히 넘어서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6년 전 광주체중 3학년 때 여자단식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현역 국가대표와 성인부 선수들을 차례로 제치고 당당히 태극마크를 단 안세영은 꾸준히 성장했다. 2018년 처음으로 세계랭킹 순위에 이름을 올렸고, 2019년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신인상을 받았다. 2021년 11월엔 여자단식 ‘톱10’에 진입, 올해 8월 세계 1위로 올라섰다.

항저우 = 김지섭 기자 onion@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