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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와 짜증, 가슴두근, 두통까지… 화병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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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병(火病)’은 발음 그대로 영어사전에 등재돼 있다. 치료가 필요한 질환인 화병은 억울하고 분한 감정을 오랜 기간 그대로 간직해 발생하는데, 감정적으로도 힘들지만 2차적으로 여러 신체 질환과 정신장애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방치하지 않고 제때 치료 받으면 한약과 침 치료 등으로 비교적 잘 조절될 수 있다.
김종우 강동경희대한방병원 한방화병스트레스클리닉 교수는 “한의학 상담을 통해 문제를 객관화하고 명상 등을 익힘으로써 스스로 조절하는 힘을 키우게 되면 화병은 치료될 수 있다”고 했다.
만성적 스트레스 혹은 일시적인 스트레스이지만 제대로 해소할 길이 없을 때 생기는 각종 정신적 증상, 신경증, 신체 질환을 통틀어서 화병이라고 한다.
최근 코로나19 대유행을 겪으면서 많이 달라졌지만, 예전에는 화병 때문에 병원에 입원하는 경우도 있을 정도로 흔하고 심각한 질병이다. 물론 여전히 화병 발생은 계속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2022년 한 해 화병으로 한방병원을 찾은 환자(질병코드:U222) 화병은 1만1,587명으로 나타났다. 이 중 남성이 2,392명, 여성이 9,195명이었다.
이전에는 유교주의·가부장적 문화로 인해 며느리들이 화병을 호소하면서 중년여성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것에 비해, 요즘은 극심한 경쟁 문화, 심화되는 빈부격차에 따른 상대적 박탈감 등 현대사회의 다양한 스트레스로 인해 모든 연령과 성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고 할 수 있다.
병원을 찾는 많은 화병 환자가 학업, 취업, 결혼, 실직과 퇴직으로 인한 과도한 스트레스로 화병 증상을 호소하고 있다.
화병 원인은 억울하고 분한 감정이다. 물론 그런 감정을 가질 수밖에 없는 스트레스가 선행된다. 억울하고 분함을 참으면서 살다가 분노가 감정이나 행동으로 폭발하고, 가슴 답답함·치밀어 오름·얼굴 열감 등의 신체 증상을 함께 가지는 장애를 화병이라 한다.
화병은 한국인들의 참고 사는 문화, 폭발하는 기질과 연관해 한국의 문화 관련 증후군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화병이 한국 사회에서 많이 관찰되기는 하지만, 분노라는 보편적인 정서 문제이기에 한국인만의 병으로 보지는 않는다. 이를 국제적으로는 ‘분노증후군’으로 설명하고 있다.
한국인의 경우 정신적 고통이라고 해도 신체 증상으로 드러나는 신체화 경향이 강해 관련된 증상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정신적 증상으로는 분노와 짜증, 억울하고 분한 감정이 대표적이다. 신체적으로는 가슴의 답답함과 두근거림, 치밀어 오름과 열감, 두통, 불면증이 가장 흔하다.
스트레스가 반복되거나 혹은 스트레스가 심하지 않거나 없는데도 가슴 답답함과 두근거림 등 이런 신체 증상이 반복된다면 화병으로 발전했다고 볼 수 있다.
화병을 방치하면 분노조차 드러나지 않고 무기력에 빠지는 우울증으로 악화할 수 있다. 또한 화병은 신체적으로 심장 문제를 동반하고 고혈압과도 연관이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화병의 특징은 가슴이 답답하고 치밀어 오르는 느낌과 분노 감정인데 침을 통해 답답한 가슴을 풀어내고, 하복부에 뜸을 떠서 열감을 아래로 내리게 되면 가슴 위는 시원하게 느낄 수 있다.
분노 정서가 신체 증상과 연계돼 나타나기에 신체 증상을 개선하면 분노 조절에도 도움이 된다. 그리고 이러한 상태를 느끼는 훈련을 명상으로 할 수 있다. 명상 가운데 마음 챙김 훈련에서는 이렇게 변화된 상태를 알아차리고 기억에 남기는 작업을 함으로써 신체 증상과 함께 분노 정서를 조절할 수 있게 도와준다.
김종우 교수는 화병 치료의 좋은 방법 중 하나로 ‘걷기’를 추천한다. 김종우 교수는 “걷는 게 중요하다고 해서 무조건 걷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일상적인 삶의 환경에서 잠시 벗어나 마음을 재충전하는 정도의 목표로 걷기를 시작하라”고 했다.
화를 스스로 다스릴 수 있다면 그것이 최선이다. 다만 다스리는 것이 무조건 참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김 교수는 “분노를 표현할 때 자신의 감정에 휩싸이지 않으면서 자신이 분노하고 있음에 대해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무턱대고 화를 참는 것도 사소한 일에도 화를 내는 것도 건강에 좋지 않다. 김 교수는 “답답함과 열감, 두통, 불면증의 증상이 나타나 일상생활에 큰 영향을 준다면 빨리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게 좋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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