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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전 훈훈했던 여자농구 단일팀, 마지막까지 냉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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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전 함께 힘을 모아 은메달을 목에 걸었던 '코리아팀' 동료들이 적으로 만나 동메달을 두고 격돌했다. 냉정한 승부의 세계 앞에서 적으로 만난 한국과 북한은 과거의 정을 뒤로한 채 치열하게 맞섰고, 한국이 유종의 미를 거뒀다.
정선민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농구 대표팀은 5일 중국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 체육관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동메달 결정전에서 북한을 93-63으로 대파했다. 지난 3일 일본과 준결승전에서 58-81로 대패하고 동메달 결정전으로 밀려난 대표팀은 지난달 29일 조별리그 경기에서 81-62로 꺾었던 북한을 다시 만나 또 한번 승리를 거두고 동메달을 획득했다.
2010년 광저우 대회 은메달, 2014년 인천 대회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고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 땐 북한과 단일팀을 이뤄 은메달을 따냈던 한국 여자농구는 단일팀을 포함해 4회 연속 아시안게임에 입상했다.
다만 이번 대회에서 적으로 두 차례 만난 한국과 북한은 차가운 공기 속에 승부에만 집중했다. 2018년 단일팀 멤버였던 한국 박지수 강이슬(이상 KB) 박지현(우리은행), 북한 정성심 감독과 로숙영, 김혜연이 이번 대회에도 뛰었지만 서로 남 대하듯 승부에만 집중했다.
경기 종료 후에도 형식적인 하이파이브만 하고 그 이상의 스킨십은 전혀 없었다. 예선전 맞대결 때는 북한은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했지만 이번엔 불참했다.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도 북한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은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고 지나갔다. 대회 조직위원회 관계자는 "기자회견 불참은 북한의 판단"이라고만 설명했다.
단일팀을 뛰었던 선수들도 자카르타 대회와 다른 공기를 확실하게 느꼈다. 간판 센터 박지수는 "첫날 여기에 오자마자 선수촌에서 북한 선수들을 만나 인사했을 때 (북한 선수들이) 인사를 못 하는 것 같았다"며 "뒤에서 웃는 모습은 봤는데, 우리에게 인사를 하지 못한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땐 한 팀이었고, 지금은 상대 팀이지만 크게 다른 건 없다"며 "처음에는 반가웠으나 이후엔 중국이나 일본 같은 상대 선수라는 생각만 들고 크게 별다른 감정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강이슬도 예선 맞대결을 마쳤을 때 "(북한 선수들이) 약간 의도적으로 피하는 것 같아서 조금 속상했다"면서 "그래도 같은 팀으로 뛴 선수들이 몇 명 있었는데 의도적으로 눈을 안 마주치거나, 마지막에 하이파이브를 안 하는 부분도 아쉬웠다"고 털어놨다.
한편 세자르 곤살레스 감독이 지휘하는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은 이날 항저우 사범대학 창첸체육관에서 열린 8강 라운드 E조 2차전에서 북한에 세트 점수 3-1(19-25 25-21 25-9 25-20)로 역전승했다. 성인 여자 배구팀의 남북 대결은 2017년 9월에 열린 세계선수권대회 아시아 예선 이후 6년 만이었다. 당시엔 한국이 3-0 완승을 거뒀다.
북한전 승리로 E조 3위를 기록한 한국은 F조 4위 카자흐스탄과 6일 5~8위 결정전을 치른다. 카자흐스탄을 꺾으면 7일 북한-대만 승자와 5위 결정전을 펼친다. 한국은 총 15차례 아시안게임에 출전해 금메달 2개, 은메달 8개, 동메달 4개를 거머쥐었다. 그러나 2006 도하 대회 때 5위 이후 17년 만에 다시 빈손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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