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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회 연속 은메달 우상혁 "아쉽지만 파리올림픽 있어...2m37 넘을 것"

입력
2023.10.04 22:35
수정
2023.10.04 22:43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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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상혁이 4일 중국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 주경기장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높이뛰기 결선에서 은메달을 차지한 뒤 태극기를 펼쳐 보이고 있다. 항저우=뉴시스

우상혁이 4일 중국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 주경기장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높이뛰기 결선에서 은메달을 차지한 뒤 태극기를 펼쳐 보이고 있다. 항저우=뉴시스

“아쉽지만 파리올림픽이 있다. 2m37을 파리올림픽까지 넘겠다.”

‘스마일 점퍼’ 우상혁(27·용인시청)이 ‘현역 최고 점퍼’ 무타즈 에사 바르심(카타르)을 넘지 못하고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우상혁은 4일 중국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 주경기장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높이뛰기 결선에서 개인 실외 최고 기록인 2m35를 넘지 못했다. 최종 기록은 2m33이다. 반면 바르심은 2m35를 한 번에 넘어 금메달을 확정했다.

이로써 우상혁은 2회 연속 은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고교생이던 2014년 인천 대회에서 10위에 올랐고,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서는 은메달을 획득했다.

우상혁과 바르심은 서로에게 자극이 되는 경쟁자다. 바르심은 세계선수권 3연패, 2020 도쿄올림픽 공동 금메달 등 화려한 성적표를 남기고 있다. 아시안게임에서도 2010년 도하 대회, 2014년 인천 대회에서 2연패를 달성했다. 2018년 자카르타 대회는 발목 부상 여파로 불참했다.

우상혁은 도쿄올림픽 4위, 2022년 세계실내선수권대회 우승, 실외 세계선수권 2위, 2023 다이아몬드리그 파이널 우승 등 한국 육상의 새 역사를 썼다. 하지만 우상혁에게 바르심의 벽은 이번에도 높았다. 우상혁은 경기를 마친 뒤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취재진과 만나 “아쉽지만 (내년) 파리올림픽이 있다”면서 “바르심과 선의의 경쟁을 하면서 실력이 늘 수 있다. 재미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번 대결은 ‘월드클래스’ 수준의 우상혁과 바르심의 2파전이었다. 둘은 모두 2m33까지 단 한번도 실패하지 않았다. 승부가 갈린 건 2m35였다. 먼저 시도한 우상혁은 1차 시기에서 실패했지만 바르심은 바로 2m35를 넘었다.

2m35를 넘는 게 의미가 없어진 우상혁은 바를 자신의 실내 한국 기록(2m36)보다 높은 2m37로 올려 시도했지만 두 차례 다 실패했다. 그는 “바르심도 나를 의식하고 있었을 텐데, 처음에 2m35를 넘었어야 했다”며 “2m37은 넘어야 할 산이다. 파리올림픽까지 넘겠다”고 다짐했다.

비록 목표로 했던 아시안게임 금메달은 불발됐지만 낙담하지는 않았다. 바르심과 대등하게 맞선 것만으로도 충분한 의미를 부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상혁은 “이번에 바르심과 금메달 경쟁을 하려고 왔다. 영광적인 순간이었다”며 “어렸을 때 바르심과 과연 경쟁을 할 수 있을까 생각했는데 지금은 같은 위치에서 경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제 우상혁은 도전자의 입장으로 다음 경쟁을 준비할 계획이다. 그는 “파리올림픽에서는 내가 다크호스”라며 “(경쟁자들을) 무섭게 만들어야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메이저 대회 성적이 좋아지고 있다”며 “차근차근 계단을 오르듯 성장을 계속하다 보면 2m37도 넘어설 수 있지 않을까”라고 기대했다.

몸을 가볍게 유지하느라 좋아하는 음식도 마음껏 먹지 못한 우상혁은 “배고픈데, 전국체전이 남아 있다. 전국체전을 뛰고 먹겠다”며 웃었다.

항저우 = 김지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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