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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겨도 찜찜한 류중일호, 슈퍼라운드 전승만이 살길

입력
2023.10.03 16:45
수정
2023.10.03 17:04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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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에 17-0 분풀이 완승
2승 1패로 슈퍼라운드 진출
일본, 중국 다 잡아도 결승 불투명

야구 대표팀이 3일 중국 사오싱 야구·소프트볼 스포츠센터 제2구장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야구 조별리그 B조 태국과의 경기에서 완승을 거둔 뒤 기뻐하고 있다. 사오싱=연합뉴스

야구 대표팀이 3일 중국 사오싱 야구·소프트볼 스포츠센터 제2구장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야구 조별리그 B조 태국과의 경기에서 완승을 거둔 뒤 기뻐하고 있다. 사오싱=연합뉴스

'류중일호'가 뒤늦게 타선이 폭발하면서 슈퍼라운드에 진출했지만 체면이 말이 아니다. 조별리그 최대 고비인 대만에 힘 한 번 못 쓰고 져 아시안게임 4연패 전망이 어두워졌기 때문이다. 슈퍼라운드 전승을 거둔다고 해도 경우의 수를 따져야 할 상황이다. 또 일본이 실업 야구 격인 사회인 야구 선수 위주로 팀을 꾸렸다고 해도 전력이 만만치 않은 점도 큰 부담이다.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야구 대표팀은 3일 중국 사오싱 야구·소프트볼 스포츠센터 2구장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B조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약체 태국에 17-0, 5회 콜드게임 승리를 거뒀다. 전날 대만에 0-4로 영봉패를 당해 조별리그 성적은 2승 1패, 조 2위를 차지했다. 1위는 3전 전승의 대만이다.

A조 1, 2위와 B조 1, 2위가 격돌하는 슈퍼라운드는 조별리그 성적을 안고 진행한다. 따라서 슈퍼 라운드에서 대만은 1승, 한국은 1패를 안고 출발한다. 한국이 결승전에 오르려면 일단 A조 슈퍼라운드 진출 팀 일본과 중국을 모두 이겨야 한다. 그리고 대만이 일본을 꺾으면 경우의 수를 따지지 않고 대만과 한국의 결승 리턴 매치가 성사된다.

만약 한국에 패한 일본이 대만을 잡는다면 복잡해진다. 한국, 대만, 일본이 모두 2승 1패로 팀 퀄리티 밸런스(TQB)를 따져 결승 진출 팀을 가린다. 한국은 대만을 상대로 1점도 내지 못하고 패해 일본전에서 최소 실점, 다득점 승리를 해야 한다. 5년 전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때도 세 팀은 TQB를 통해 운명이 갈렸다. 일본이 떨어지고 한국과 대만이 결승에 올랐다. 당시 한국은 조별리그에서 대만에 졌지만 결승에서는 설욕했다.

이번 대회에서도 5년 전과 같은 금빛 희망을 품고 있지만 더욱 험난한 가시밭길이 예상된다. 일본은 프로 선수가 없어도 실력은 프로에 뒤처지지 않는다. 라오스 대표팀을 이끌고 일본을 상대한 이만수 전 SK 감독은 “일본은 프로야구 선수들과 별반 차이가 없을 정도로 모든 선수들이 정교하고 멋진 플레이와 강한 스윙을 했다”며 “투수들은 빠른 공이 아니지만 정말 놀라울 정도로 예리한 제구력을 갖췄다”고 평가했다. 일본에는 또 시속 150㎞대 강속구를 뿌리는 투수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대만과 결승에서 다시 만난다고 해도 조별리그 완패에서 보듯 대만을 이긴다는 보장도 없다. 2일 한국전에 선발 등판한 대만 좌완 투수 린여우민은 미국프로야구 애리조나 산하 마이너리그 팀에서 최고 유망주로 평가받는 투수답게 정교한 제구를 앞세워 6이닝 4피안타 6탈삼진 무실점으로 한국 타선을 꽁꽁 묶었다.

그나마 희망은 답답했던 타선이 이날 태국전에서 타격감을 찾은 것이다. 최지훈(SSG)과 윤동희(롯데), 김주원(NC)이 홈런포를 터뜨리는 등 장단 11안타를 몰아쳐 17점을 뽑아냈다. 류중일 감독은 경기 후 “초반 타선 연결이 잘 돼 손쉽게 승리했다”며 “슈퍼라운드에서 일본, 중국을 꼭 이기겠다”고 각오했다. 앞선 2경기에서 무안타 침묵을 깨고 첫 안타를 가동한 주축 타자 강백호(KT)는 “선수들에게 너무 미안했다”면서 “준비한 만큼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아 아쉽지만 기회는 남아 있다. 무조건 결승에 가서 웃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사오싱 = 김지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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