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단독

5년 전 완패, 그대로 갚은 안세영 "예전의 내가 아냐"

입력
2023.10.01 12:25
구독

2018 자카르타 대회 패배 설욕
천위페이 고향에서 완승 거둬
단체전 단식 이어 복식도 승리

안세영이 1일 중국 항저우 빈장체육관에서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 배드민턴 여자 단체 결승 중국의 경기에서 천위페이를 상대로 승리한 뒤 환호하고 있다. 항저우=뉴스1

안세영이 1일 중국 항저우 빈장체육관에서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 배드민턴 여자 단체 결승 중국의 경기에서 천위페이를 상대로 승리한 뒤 환호하고 있다. 항저우=뉴스1

한국 배드민턴 간판 안세영(삼성생명)은 5년 전 처음 출전한 아시안게임을 잊을 수 없다. 천재 소녀로 기대를 받으면서 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 나갔지만 첫판부터 천위페이(중국)을 만나 힘 한번 못 쓰고 졌다. 당시 완패는 독기를 품게 만들었다. 그날 이후 안세영은 "하루도 안 빠지고 운동하겠다"고 다짐했고, 실제 매일 새벽부터 야간까지 땀방울을 쏟으며 자신과의 약속을 지켰다.

5년 시간이 흘러 두 번째 아시안게임에 나간 안세영은 확실히 강해졌다. 이번엔 안세영이 천위페이에게 자카르타 대회 완패를 통쾌하게 갚았다.

안세영이 셔틀콕을 넘기고 있다. 항저우=뉴시스

안세영이 셔틀콕을 넘기고 있다. 항저우=뉴시스

안세영은 1일 중국 항저우 빈장체육관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배드민턴 여자 단체전 단식 첫 경기에서 천위페이를 2-0(21-12 21-13)으로 가볍게 제압했다. 항저우가 고향이라 일방적인 홈 팬들의 응원이 천위페이를 향해 쏟아졌는데도 안세영은 압도적인 경기력으로 현장을 침묵시켰다.

안세영은 경기 후 "앞서 두 번의 대회(2020 도쿄 올림픽 포함) 때 공교롭게도 천위페이에게 다 졌다. 그러면서 많이 배웠다"며 "하지만 이제 예전의 내가 아니다. 즐기면서 하면 전에 당했던 패배들을 고스란히 넘겨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러면서 "나의 훈련양과 스스로를 믿으니 경기가 잘됐다"고 덧붙였다.

진천선수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는 안세영. 안다은 인턴기자

진천선수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는 안세영. 안다은 인턴기자

안세영은 통산 상대 전적에서 천위페이에 6승 10패로 열세지만 올해는 5승 2패로 앞서 있다. 그런데도 늘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았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안세영은 “그간 천위페이를 2-0으로 이겨본 적이 없어 더 분발하겠다”고 의욕을 보였다.

천위페이의 고향 항저우에서 5년 전 아픔을 갚은 것도 큰 의미가 있다. 안세영은 "아무래도 천위페이가 홈이라 잘하고 싶어서 긴장을 많이 한 것 같다. 분석도 잘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진천선수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는 안세영. 안다은 인턴기자

진천선수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는 안세영. 안다은 인턴기자

단체전의 기분 좋은 스타트를 끊은 안세영은 이제 동료들을 응원한다. 그는 "단체전 때 항상 패하면서 불안하게 출발했는데, 이번엔 티에 1승을 안겨주고 시작해 마음이 필요하다"며 "단체전은 분위기가 중요하기 때문에 막내로서 분위기를 끌어올리기 위해 멋진 세리머니를 했다. 이제 빨리 가서 동료들을 응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세영의 응원을 받은 두 번째 주자 복식의 이소희-백하나도 상대를 2-0(21-18 21-14)으로 꺾었다. 이제 한국 배드민턴은 한 경기만 더 잡으면 1994년 히로시마 대회 이후 29년 만에 단체전 금메달을 목에 건다.

항저우 = 김지섭 기자

댓글 0

0 / 250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 저장이 취소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