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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조 전설 '48세' 추소비티나, 항저우에서도 날아오른다

입력
2023.09.27 13:48
수정
2023.09.27 14:56
22면

결선 출전자 중 최연소와 31세 차
5위로 도마 결선 진출
"내가 사랑하는 일을 하는데 왜 관둬야 하나"

2014 인천 아시안게임 기계체조 여자 도마 시상식에서 은메달을 딴 우즈베키스칸 옥사나 추소비티나(왼쪽)가 시상대에서 메달을 보여주며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2014 인천 아시안게임 기계체조 여자 도마 시상식에서 은메달을 딴 우즈베키스칸 옥사나 추소비티나(왼쪽)가 시상대에서 메달을 보여주며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여자 기계체조 도마에서 메달 색보다 관심을 끄는 선수는 옥사나 추소비티나(48·우즈베키스탄)다.

여자 체조 선수들의 연령대는 대부분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이다. 하지만 추소비티나는 1975년생으로 올해 48세다. 여자 도마 결선 출전자 8명 중 최연소 필리핀의 루시아 마리 만사노(2006년생)와는 무려 31세 차가 난다.

여자 기계체조 선수로는 이미 은퇴하고도 한참 지났을 나이지만, 추소비티나는 여전히 현역이자 ‘살아있는 전설’이다. 그는 1992년 독립국가연합 소속으로 자신의 첫 올림픽인 바르셀로나 대회에서 단체전 금메달을 획득했고 이후 도쿄올림픽까지 무려 8번 올림픽에 참가했다. 세계기계체조선수권대회, 올림픽, 유럽선수권대회, 그리고 아시안게임까지 금메달 6개, 은메달 9개, 동메달 7개를 수집했다.

국적도 여러 번 바꿨다. 소련 해체 후 우즈베키스탄을 대표하다가 2006년 아들의 백혈병 치료를 위해 독일로 터전을 옮겨 6년간 활동했다. 아들의 병이 낫자 추소비티나는 2013년 우즈베키스탄 국적을 회복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독일 유니폼을 입고 은메달을 목에 건 뒤 “아들이 건강해질 때까지 나는 늙지 않을 것이다”고 한 인터뷰는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줬다.

추소비티나는 이번 대회 우즈베키스탄 대표로 참가했다. 주종목인 도마에 참가한 그는 예선전에서 1, 2차 시기 평균 12.949점을 받아 5위로 결선에 진출했다.

추소비티나의 인기는 중국에서도 대단했다. 체조경기장을 가득 메운 중국 관중들은 추소비티나의 연기 때 ‘치우마(Qiu Ma)’를 외치며 뜨겁게 응원했다. 치우마는 ‘엄마 추소비티나’라는 뜻이다. 추소비티나는 “계속 대회에 출전하고 더 많은 일을 해낼 힘을 주는 건 팬들의 사랑과 응원”이라며 “(운동을 지속할 수 있는) 가장 큰 동기는 체조를 사랑하는 내 열정이다. 내가 사랑하는 일을 하는데 왜 관둬야 하나”라며 은퇴할 의사가 없음을 강조했다. 그는 도쿄올림픽 이후 은퇴를 선언했다가 곧바로 복귀를 결정한 적이 있었다.

2002 부산 대회에서 2관왕, 직전 대회 은메달 등 지금까지 아시안게임 메달 8개를 수확한 추소비티나는 “예선전 연기는 그다지 만족스럽지 않다. 조금 흥분한 것 같다. 결승전에서 난이도를 더욱 높이겠다”며 메달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여자 도마 결선은 28일 열린다.

이동건 인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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