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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에 깊이 발 담그는 미국, 장거리미사일 보낸다… 미국인 수백 명 '참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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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에 점점 깊숙이 발을 담그고 있다고 볼 만한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 확전 우려 탓에 꺼려 왔던 장거리미사일 '에이태큼스(ATACMS)'를 결국 우크라이나 손에 쥐여 주기로 결정했다. 게다가 참전용사 출신 미국인 수백 명이 우크라이나를 위해 싸우고 있는 사실도 공개됐다. '직접 참전'만은 피해 왔던 모습과는 달라진 양상이다. 러시아는 "미국이 전쟁에 직접 개입하고 있다"며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23일(현지시간) 미국 NBC방송과 워싱턴포스트(WP) 등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21일 백악관을 방문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에이태큼스 지원을 약속했다"고 복수의 미국 관리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집속탄을 탑재한 에이태큼스 소량을 몇 주 안에 먼저 우크라이나에 제공한 뒤, 차차 공급량을 늘릴 계획이라는 게 매체들의 설명이다.
사거리 300㎞인 에이태큼스는 우크라이나가 간절히 원했던 무기다. 하지만 미국의 지원 무기 목록에선 빠져 있었다. 핵 보유국 러시아를 자극해 제3차 세계대전으로 확전하는 빌미가 되는 것을 우려한 조치였다. 그러나 미국은 이번에도 '방어용 무기 지원 원칙'에서 또다시 물러섰다. 앞서 스팅어 대공미사일, 곡사포,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하이마스) 등 공격용 무기를 제공했던 것처럼, 에이태큼스마저 지원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이는 서방이 지원한 공격용 무기들이 실제 전장에서 '게임 체인저' 역할을 해 왔기 때문이다. WP는 "국제사회의 우려에도 지난 7월 우크라이나 남동부 전선에서 처음 사용된 미국산 집속탄은 우크라이나의 대반격 작전에서 효과적 무기가 됐다는 게 미국 관리들의 평가"라고 전했다. 영국 BBC방송도 "하이마스는 지난해 11월 우크라이나가 남부 헤르손을 탈환하는 데 핵심 역할을 했다"고 짚었다.
지난 22일부터 나흘간 이어진 우크라이나의 '크림반도 러시아 흑해 함대 공습'에는 영국이 지원한 장거리순항미사일 '스톰 섀도'가 사용된 것으로 전해졌다. 스톰 섀도의 사거리는 250㎞ 정도다. 이보다도 더 긴 사거리를 자랑하는 에이태큼스는 후방 병참기지와 사령부를 효과적으로 타격할 수 있다. 날씨가 추워지면 최전선 전투가 둔화되는 만큼, 향후 겨울 전투에서 특히 중요할 수 있다고 영국 가디언은 전망했다.
게다가 다음 주에는 '세계 최강의 현존 전차'로 꼽히는 미국산 '에이브럼스'가 처음으로 전장에 투입된다. F-16 전투기도 이르면 내년 봄 실전 배치를 앞두고 있다.
미국산 무기뿐 아니라 미국인들도 참전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바이든 대통령이 '미군 파병 불가'를 수차례 천명했음에도, 현재 미국인 수백 명이 러시아에 항전 중이라고 보도했다. 참전용사 출신이 다수인 이들은 우크라이나 현지 민병대에 자원하거나 우크라이나군과 계약을 맺고 복무 중이다. 정식 미군은 아니고, 일종의 '용병'인 셈이다.
이를 뒷받침하는 정황도 있다. 전투 중 부상을 입은 미국인 중 14명이 현재 독일 라인란트팔츠주(州)에 있는 미군 병원 란트슈툴 지역의료센터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NYT는 "미국의 전쟁 개입과 관련해 주목할 만한 새로운 단계"라며 "미군 무기를 들고 미군 병원에서 치료를 받는 미국인 자원입대자들을 사실상 지상에 투입된 미군 장병으로 묘사하는 데엔 특별히 창의적인 러시아 선전가가 필요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러시아는 미국의 전쟁 개입에 바짝 날을 세웠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23일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미국, 영국 등 서방 국가들이 우크라이나를 인질로 삼아 러시아와 직접 전쟁을 벌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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