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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치료비 달라" 요구에… 숨진 의정부 교사, 학부모에게 매달 50만 원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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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2년 전 경기 의정부의 한 초등학교 교사 2명이 6개월 간격으로 잇따라 숨진 사건에 대한 수사에 나선다. 약 4년간 학부모의 악성 민원에 시달리다 숨진 한 교사는 수업 중 다친 학생의 치료비로 월급날마다 50만 원을 학부모에게 보낸 것으로 드러났다.
21일 경찰에 따르면, 경기도교육청은 의정부 호원초 교사 2명이 숨진 사건과 관련해 학부모 3명을 업무 방해 혐의 등으로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구체적으로 2021년 12월 숨진 이영승 교사가 학교에 재직한 시점뿐 아니라 입대 이후에도 학부모로부터 지속적으로 민원성 연락을 받은 경위를 수사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영승 교사는 첫 부임한 2016년 수업 중 페트병 자르기를 하다 손을 다친 학생 측 학부모로부터 악성 민원에 시달린 것으로 알려졌다. 학부모는 이 교사에게 자녀의 치료비와 성형수술비를 지속적으로 요구했다. 이 교사는 이듬해 입대 후에도 민원성 연락과 "학부모에게 돈을 주든가, 전화 안 오게 하라"는 학교 측의 연락을 받았다. 실제로 이 교사는 전역 직후 2019년 4월부터 8개월 동안 매달 50만 원씩 총 400만 원을 치료비 명목으로 학부모 측에 송금한 것으로 전해졌다.
학부모는 치료비를 받은 이후에도 2차 수술을 언급하며 이 교사에게 재차 연락했다. 앞서 학생은 사고로 손에 8cm 길이의 흉터가 생겼다. 손등의 경우 일반적으로 흉터 1cm를 없애는 데 10만 원 초반의 비용이 드는데, 학교안전공제회는 보상금 약 200만 원을 지급한 상태였다. 그럼에도 학부모의 보상 요구는 이 교사가 숨진 2021년까지 이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유족 측은 해당 학부모에 대해 형사고소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의정부경찰서는 경기도교육청 조사 결과를 토대로 학교와 학부모 등 관계자를 상대로 수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교육청은 지난 8월 합동 대응반을 꾸리고 유족과 교원단체가 제기한 학부모 악성 민원과 학교 축소 보고 여부, 극단적 선택 원인 등을 자체 조사했다. 구체적인 조사 내용은 이날 오전 발표된다.
앞서 2021년 6월과 12월 의정부의 같은 초등학교에 근무하던 이 교사와 A교사가 각각 자택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학교 측은 두 교사에 대한 각각의 사망 경위서에 '단순 추락사'로 교육청에 보고해 추가 조사는 이뤄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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