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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 쇼 보는 것도 동물학대…귀여운 게 아니라 잔혹한 겁니다”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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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2월 한국일보의 세 번째 베트남 특파원으로 부임한 허경주 특파원이 ‘아세안 속으로’를 통해 혼자 알고 넘어가기 아까운 동남아시아 각국 사회·생활상을 소개합니다. 거리는 가깝지만 의외로 잘 몰랐던 아세안 10개국 이야기, 격주 금요일마다 함께하세요!
‘동물원의 동물 학대’라고 하면 야생 동물을 비좁은 공간에 밀어 넣거나 때리고 굶기는 일을 떠올린다. 그러나 동물 보호 전문가들은 물리적 강압으로 동물의 야생성을 죽이는 행태를 방관하고 동물들의 노동과 고통을 오락으로 소비하는 것 역시 학대라고 지적한다.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본부를 둔 동물 권리 보호 단체 '레이디프리싱커'의 설립자 니나 제이켈 대표는 16일 한국일보와의 화상 인터뷰에서 “동남아시아 등으로 관광을 갔다가 동물 쇼를 관람하고 동물원에 갇혀 사는 동물들과 사진을 찍으면 간접적인 학대에 동참하는 셈”이라며 “동물 학대 소비를 자제해 달라”고 호소했다.
-동남아 동물원의 동물들 상황은.
“모든 동물원이 그런 것은 아니지만 태국,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에선 호랑이, 코끼리, 원숭이, 곰이 짧은 쇠사슬에 묶인 채 지내거나 몽둥이로 맞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 이들의 야생 본능을 누르고 통제해 가축처럼 만들려는 시도다. 제대로 된 먹이 제공을 하지 않는 것도 학대의 한 종류다. 영양실조에 걸려 뼈가 피부 밖으로 튀어나온 동물도 봤다.”
-동물로 유지되는 동물원은 왜 동물을 학대하나.
“동물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동물원은 관광객이 동물과 사진을 많이 찍을수록 높은 수익을 낸다. 관광객의 편의와 만족감을 동물의 복지보다 우선시하므로 동물의 고통을 이해하려 하지 않는다. 제대로 된 먹이를 제공하지 않는 것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방문객이 줄면서 수입이 감소한 까닭도 있을 것이다. 물론 재정적 어려움이 학대를 용인하는 이유가 될 수는 없다.”
-동물 복지를 생각하면 동물원 폐쇄가 답인가.
“이상적으로는 동물들이 자유롭게 생활할 수 있는 보호소나 국립공원 등으로 보내야 한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보호구역이 충분하지 않은 데다 야생성이 사라졌을 수 있기 때문이다. 동물원 환경을 개선하고 동물을 학대하거나 인간과 강제로 상호작용하는 상황을 만들지 않는 게 먼저다.”
-동물 학대 방지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동물원 시스템 뒤에 숨겨진 잔인함을 인지하고 공유해야 한다. 당신이 동물과 '셀카'를 찍는 것은 동물들을 불행하게 만든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좋아요’를 몇 개 받으려는 행위가 동물 착취 산업을 부추긴다. 부자연스럽게 살아가는 야생 동물을 보면 제발 불편함을 느껴 주길 바란다. 오락을 위해 동물을 학대하는 장소를 찾지 말아 주길 호소한다. 끔찍한 동물 학대의 굴레를 끝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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