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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길·오진혁 등 베테랑 태극전사, 마지막 불꽃 태운다

입력
2023.09.19 17:03
수정
2023.09.19 17:30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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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싱 국가대표 구본길이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한국 선수 최다 금메달 획득에 도전한다. 뉴시스

펜싱 국가대표 구본길이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한국 선수 최다 금메달 획득에 도전한다. 뉴시스

베테랑 태극전사들이 마지막 아시안게임 무대에서 유종의 미를 꿈꾼다.

한국 남자 펜싱 사브르의 간판 구본길(34)은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역대 최다 금메달리스트에 도전한다. 개인전과 단체전을 휩쓸면 아시안게임 통산 금메달을 7개로 늘려 수영 박태환과 펜싱 남현희(이상 6개)를 넘어 단독 1위로 올라선다. 아울러 개인전 4연패는 한국 선수 최초다.

2010 광저우 대회부터 ‘금빛 찌르기’를 시작한 구본길은 2014 인천 대회, 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회까지 개인전 3연패와 단체전 2연패를 이뤄냈다. 그는 “이번 대회는 마지막 아시안게임이 될 수 있다”며 “기록을 많이 세울 수 있으니 다른 대회보다 더 집중해서 열심히 하겠다”고 밝혔다.

오진혁이 8월 31일 서울 양천구 목동주경기장에서 열린 현대자동차 정몽구배 한국양궁대회 2023 경기에 앞서 연습을 하고 있다. 뉴시스

오진혁이 8월 31일 서울 양천구 목동주경기장에서 열린 현대자동차 정몽구배 한국양궁대회 2023 경기에 앞서 연습을 하고 있다. 뉴시스

남자 양궁의 살아 있는 전설 오진혁(42)은 “항저우 대회가 정말 마지막”이라고 못 박으면서 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회 ‘노골드’의 아쉬움을 만회하겠다는 각오다. 2010 광저우 대회 단체전과 2014 인천 대회 개인전에서 2회 연속 금메달을 목에 걸었지만 자카르타 대회 땐 단체전 은메달만 따냈다. 불혹을 훌쩍 넘긴 나이로 어깨 상태가 좋지 않지만 아름다운 마무리를 위해 활시위를 당기고 있다.

10년 넘게 한국 레슬링을 대표하고 있는 쌍두마차 김현우와 류한수(이상 35)도 이번 대회를 은퇴 무대로 삼고 마지막 불꽃을 태운다. 2012 런던 올림픽에서 ‘핏빛 투혼’으로 금메달을 획득했던 김현우는 침체기를 겪고 있는 레슬링의 명예를 되찾고자 이를 더욱 악물고 있다. 그는 “최근 레슬링 대표팀의 국제대회 성적이 좋지 않아 책임감을 느낀다”며 “한국 레슬링의 자존심 회복을 위해 열심히 하겠다”고 다짐했다. 김현우의 단짝 류한수도 아시안게임 3연패를 이뤄내 ‘효자 종목’의 부활을 알리고 싶은 마음이 강하다.

한국 여자 수영의 간판 김서영. 연합뉴스

한국 여자 수영의 간판 김서영. 연합뉴스

여자 수영의 간판 김서영(29)도 어느덧 마지막을 바라보고 있다. 접영과 배영, 평영, 자유형 순으로 50m씩 헤엄치는 여자 개인혼영 200m가 주 종목인 김서영은 한국 수영의 2회 연속 노골드 수모를 막은 구세주다. 한국 수영은 ‘마린 보이’ 박태환이 은퇴한 이후인 2014 인천 대회에서 금메달을 한 개도 손에 넣지 못했고, 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회 때는 김서영이 개인혼영 200m에서 유일하게 금빛 역영을 펼쳤다. 1982 뉴델리 대회, 1986 서울 대회 금메달리스트인 최윤희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에 이어 여자 선수로는 37년 만에 대회 2연패에 도전하는 김서영은 “마지막이 될지도 모를 아시안게임이라 후회 없는 경기를 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구기 종목에서도 이별을 예고한 선수들이 많다. 남자 농구의 귀화 선수 라건아(34)는 2회 연속 아시안게임에 나가 골밑을 지킨다. 혼혈이 아닌 순수 외국인 신분으로 처음 농구 대표팀의 태극마크를 단 라건아는 기량이 예전 같지 않아도 대체 불가한 핵심 골밑 자원이다. 남자 배구의 한선수(37)도 30대 후반의 나이에 위기의 대표팀을 구할 소방수로 낙점받았다.

김지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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