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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 통증이나 췌장 낭종 생기면 ‘고약한’ 췌장암 걱정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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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 중반 직장인 A씨는 등이 아파 혹시나 하는 마음에 췌장 검사를 받기 위해 병원을 찾았다. 선친이 86세 때 췌장암 진단을 받은 가족력이 있기 때문이다.
A씨는 등이 간헐적으로 움찔하게 1분 이내로 아프다고 설명했다. 담당 의사는 “허리를 굽히거나 몸을 뒤틀 때 등 통증이 더 생긴다는 점, 황달, 식욕 부진, 체중 감소, 지방 대변 등 다른 췌장암 의심 증상 등이 없어 췌장 통증이 아니라 근육통으로 판단된다”며 정형외과에 검사를 요청했다. A씨는 결국 근육통으로 진단돼 치료를 마쳤다.
췌장암은 예후(치료 경과)가 좋지 않아 무서운 암이다. 국가암등록통계(2019년)에 따르면, 췌장암의 5년 상대 생존율 추이는 13.9%로 9명 중 1명 정도만 5년 이상 생존한다.
췌장암은 증상 없을 때가 많지만 등 통증·황달이 있으면 췌장암을 의심하는 사람이 많다. 그런데 등 통증은 매우 다양한 원인으로 발생한다. 등과 연결된 다양한 근육부터 대상포진 같은 신경 질환, 심지어 심장 근육이나 갈비뼈에 문제가 있어도 발생한다.
주광로 강동경희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실제로 등 통증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가 많지만, 대부분 신경성(과민성), 건강염려증, 운동 부족, 부인과 질환, 근골격 질환 등이 원인”이라며 “췌장암 발생 비율은 1만 명당 1명꼴로 발병 가능성이 낮은 질환이어서 등 통증이 있다고 해서 췌장암일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했다.
췌장암이 등 통증과 전혀 관련 없는 것은 아니다. 췌장암으로 등 통증이 발생하면 이미 3기 이상 진행된 상태일 가능성이 높다.
통증 위치는 췌장 부위 즉, 명치 뒤쪽이며 아픈 부위가 명확하게 그어지지는 않고, 통증이 시작되면 한 시간 이상 오래 지속된다. 간혹 다른 곳으로 뻗치는 방사통(放射痛)이 동반되기도 한다.
따라서 등 한 곳을 명확히 꼭 집어 아픈 곳을 지적하거나, 스트레칭이나 등을 쭉 펴면 통증이 사라지거나, 허리를 돌릴 때 잠깐 순간적으로 아프면 대개 췌장암으로 인한 통증은 아니다.
또한 췌장암은 체중 감소, 식욕 감퇴, 당뇨병, 췌장 효소 부족으로 인한 묽은 변 등 다른 증상이 함께 나타나므로 동반 증상을 함께 검토하며 진단을 내리게 된다.
등 통증 외에 췌장 낭종이 있다는 소견도 췌장암을 걱정하게 만드는 큰 요인이다. 모든 낭종이 암으로 악화하지 않지만 점액성 낭종이 있으면 암으로 이어질 수 있어 검진 시 낭종 소견이 있으면 주기적으로 검사해야 한다.
주광로 교수는 “췌장 낭종이 단기간 암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여러 지표를 통해 암이 발생하는 시기를 예측할 수 있어 정기적으로 병원을 찾아 제때에 치료하면 췌장암이 되기 전에 완치할 수 있다”고 했다.
췌장 낭종을 제거해야 하거나 요즘에는 미세 침습 수술인 복강경 수술을 이용해 낭종만 절제하거나, 낭종이 뿌리에 생겼다면 조금만 잘라내 치료한다.
복강경 수술은 배 근육 등 조직을 자르지 않고 구멍 하나만 뚫어 시술할 수 있어 통증이 적고 회복이 빠른 것이 장점이다.
최근에는 낭종 부위에 항암제나 에탄올을 투여해 낭종을 괴사시키는 방법도 연구되고 있다. 하지만 낭종 형태에 따라 적응증이 안 될 때가 많고 에탄올로 인해 췌장 전체가 녹아내릴 수 있어 연구가 더 필요한 치료법이다.
췌장 낭종은 갑자기 암으로 악화하지 않는다. 또한 암으로 진행되는 것이 매우 느리거나 당장 치료할 필요가 없을 때가 많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잊고 살라는 것은 아니다.
주광로 교수는 “췌장 낭종이 있어도 100세가 넘어야 암이 된다면 생활에 문제가 되지 않는 이상 굳이 치료할 필요가 없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관심을 버리라는 것은 아니므로 정기 검사를 받는 게 좋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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