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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 나와 국대로…카바디에 빠진 미스코리아 우희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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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한국일보 주최 봉황대기 전국고교야구대회 때다. 시구자로 나선 2019 미스코리아 선(善) 우희준(29)이 완벽한 키킹 동작을 선보이자 프로야구단 스카우트들이 감탄사를 내뱉었다. 탁월한 운동 능력으로 무장한 그의 ‘영업 비밀’을 몰랐기에 그럴 수밖에. 미스코리아 선발대회 역대 최고의 반전 프로필로 화제를 모은 우희준은 카바디 국가대표로 활약했으며 학군사관(ROTC) 후보생이었다. 당시 그는 “(남자 같다는) 편견을 깨려고 미스코리아에 도전했다”며 “내 자리로 돌아갈 것”이라고 단언했다.
4년이 지나 다시 만난 우희준은 그 약속을 지키고 있었다. 방송가의 숱한 프러포즈를 마다하고 군대로, 경기장으로 돌아갔다. 육군특수전사령부 중위로 지난 6월 전역해 항저우 아시안게임 출전을 앞두고 있는 우희준은 “지금까지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미스코리아 대회에 관심을 갖고 물어오는 여군, 여자 운동선수들이 있다”고 신기해하며 “활동 당시에도 군인 신분이라 상업광고 등 제약이 많았지만 그래도 좋은 경험이었다”고 돌아봤다. ‘미스 어스 2019’에 한국 대표로 참가해 미의 사절로 국위 선양한 기억도 간직하고 있다.
미스코리아 활동 후 울산대를 졸업하고 학군장교 59기로 임관한 우희준은 2021년 육군특수전사령부 국제평화지원단에서 근무하며 통역 장교로 레바논 파병도 다녀왔다. 군 복무를 마친 뒤 올해 5월 열린 카바디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여자부 11명 중 3위로 당당히 항저우행 티켓을 따냈다. 우희준은 “아시안게임이 아니었다면 장기 복무를 했을 거다. 중위 1년 차 때쯤 서른을 넘기기 전에 마지막으로 해 보자고 결심했다. 아시안게임 메달 하나만 보고 전역했다”고 굳은 결의를 보였다. 그는 “6, 7년간 했던 운동이다 보니 몸이 기억하고 있더라”면서 “카바디는 경력을 무시할 수 없어 과거에 많이 뛰어봤던 선수들이 아무래도 잘 적응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우희준이 카바디와 인연을 맺은 건 2013년이다. 고교 졸업 후 한국관광공사에 입사했다가 퇴사하고 떠난 세계여행 도중 종주국 인도에서 처음 접하고 2015년 직접 대한카바디협회를 찾아가 문을 두드렸다. 그리곤 1년도 채 되지 않아 태극마크까지 달았다. 2016 아시아여자카바디선수권대회에서 우승했으며, 2018 자카르타ㆍ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선 한국을 메달권까지 이끌었다. 우희준은 “초ㆍ중학교 때 육상선수를 했고, 고등학교 땐 스턴트 치어리딩을 해서 스피드, 근력이 좋은 편이라 단기간에 기량이 향상될 수 있었다”고 떠올렸다.
남자들도 두 번 다시 떠올리고 싶지 않은 군대 훈련과 입에서 단내가 난다는 국가대표 훈련. 두 가지를 동시에 섭렵한 우희준에겐 어느 쪽이 어려울까. 그는 “강도로 따지면 군대 훈련이 훨씬 힘들지만 장기적으로는 새벽부터 야간까지 거의 매일 하는 운동이 힘들다”며 웃었다.
촌외 훈련 종목인 카바디는 오는 29일 출국을 앞두고 최근 부산에서 지리산으로 이동해 피나는 훈련을 반복하고 있다. 김익수 대한카바디협회 본부장은 “남자는 세대교체 중인 반면, 여자는 베테랑과 젊은 선수 조화가 잘 이뤄져 메달을 기대할 만하다”고 전망했다.
황준 대한카바디협회장은 “카바디는 2018년 아시안게임에서 남자부 은메달을 획득해 체육계의 관심을 받았던 종목으로, 축구나 야구처럼 국민들이 카바디를 즐길 수 있도록 널리 알리는 데 힘쓰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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