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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종사는 우크라 망명, 쿠바선 인신매매 모병…심상치 않은 러시아군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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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가 약 한 달 전쯤 자국으로 망명한 러시아군 조종사를 5일(현지시간) 처음으로 공개석상에 세웠다. 병력난에 시달리는 러시아군의 내부 동요와 연쇄 이탈을 노린 의도로 보인다. 러시아가 쿠바에서 인신매매 조직까지 동원해 러시아군 병력을 모으려 한 정황도 공개됐다. 러시아군 내부 상황이 심상치 않다고 볼 만한 대목이다.
우크라이나 키이우인디펜던트와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지난달 초 우크라이나로 망명한 러시아군 조종사 막심 쿠즈미노프(28)는 이날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지난해 2월 개전 후 우크라이나로 망명한 첫 러시아 조종사인 그는 이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범죄라는 것을 이해했고, 더는 가담하지 않을 것"이라고 망명 사유를 직접 밝혔다.
쿠즈미노프는 러시아 극동 연해주 지역을 거점으로 하는 육군항공대 319연대에서 우크라이나 남부의 러시아군 점령지에 병력·장비를 이송하는 임무를 수행한 헬기 조종사다. '왜 이 전쟁이 필요한가'라는 의문을 품고 망명을 결심한 그는 지난해 말 텔레그램 암호화 채팅을 통해 우크라이나 국방부 산하 정보국(HUR)과 접촉했다고 한다. 수개월에 걸친 쿠즈미노프와 HUR 간 '망명 작전'은 지난달 9일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쿠즈미노프는 러시아 전투기 수호이(Su)-27, Su-30 부품을 실은 Mi-8 헬리콥터를 몰고, 우크라이나 북동부 하르키우에 무사히 도착했다.
이날 회견에서 우크라이나는 적군 내부 분열 도모에 쿠즈미노프의 망명을 활용하려는 의도를 숨기지 않았다. 안드리 유소프 HUR 대변인은 "쿠즈미노프가 50만 달러(약 6억6,500만 원) 포상금을 받게 된다"고 밝혔다. 쿠즈미노프의 망명 과정을 담은 다큐멘터리도 지난 3일 우크라이나 TV로 방영됐다. 쿠즈미노프는 다큐멘터리에서 "내 선례를 따르라"고 촉구했다.
실제 우크라이나군의 사기 진작에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이번 망명 소식은 최근 3개월간 '대반격'에도 꿈쩍 않던 러시아군의 두터운 방어선을 뚫기 시작한 우크라이나군에도 큰 힘이 되고 있다고 WSJ는 분석했다. 공교롭게도 러시아 당국은 6일 격전지인 우크라이나 남부 자포리자주 로보티네에서 '전술적 후퇴'를 했다며 우크라이나군의 탈환 사실을 인정했다. 러시아가 임명한 자포리자주 수장 예브게니 발리츠키는 이날 TV 방송 인터뷰에서 "러시아군이 이 마을(로보티네)을 포기했다"고 말했다.
러시아는 우방국인 쿠바의 반발을 사는 상황에도 직면했다. 5일 미국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브루노 로드리게스 쿠바 외교부 장관은 전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쿠바인을 우크라이나 전장에 투입하려 한 인신매매 조직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이어 "쿠바는 우크라이나 전쟁의 일부가 아니다"라며 "쿠바 시민을 신병으로 모집하거나 용병 활동에 끌어들여 다른 국가와 싸우게 하려는 인신매매에 대해선 모든 관련자에게 강력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쿠바 외교부는 인신매매 조직 배후를 특정하지 않았다. 하지만 라틴아메리카 전문가인 윌리엄 러그랜드 미국 아메리칸대학 교수는 "러시아 정부가 인신매매 사실을 몰랐다고 보기 어렵다"고 WP에 말했다. 러시아는 별도 논평을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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