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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들 우울증 일반인 4배 수준...6명 중 1명은 극단적 생각도

입력
2023.09.05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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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조, 3505명 '마음 건강 실태조사'
위험도 일반인보다 월등히 높아

서울 서이초등학교 교사의 49재 추모일인 지난 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교대에서 열린 촛불문화제 참가자가 촛불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서이초등학교 교사의 49재 추모일인 지난 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교대에서 열린 촛불문화제 참가자가 촛불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교사 10명 중 4명은 심한 우울 증상이 있고, 6명 중 1명은 극단적인 선택을 생각한 적 있다는 설문 결과가 나왔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녹색병원과 지난달 16∼23일 전국 유치원과 초·중고등학교 교사를 대상으로 진행한 '직무 관련 마음 건강 실태조사' 결과를 5일 공개했다.

조사에 참여한 3,505명(여성 2,911명·남성 587명) 중 24.9%는 경도 우울 증상, 38.3%는 심한 우울 증상을 보였다. 일반인보다 4배나 높은 수준이다. 녹색병원이 동일한 조사 도구로 일반 성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심한 우울 증상 유병률이 8∼10%였다.

심한 우울 증상 비율은 여성 교사(40.1%)가 남성 교사(28.9%)보다 높았고, 학교급별로는 유치원 교사(49.7%) 초등교사(42.7%) 특수교사(39.6%) 중등교사(31.5%) 순이었다.

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 교사의 49재 추모일인 지난 4일 늦은 오후까지 서이초에는 추모 행렬이 이어졌다. 연합뉴스

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 교사의 49재 추모일인 지난 4일 늦은 오후까지 서이초에는 추모 행렬이 이어졌다. 연합뉴스

교사가 폭력에 노출됐다는 점도 다시 한 번 확인됐다. 66.3%는 언어폭력, 18.8%는 신체 위협·폭력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언어폭력 가해자는 학부모가 63.1%로 가장 많았고 다음이 학생(54.9%)이었다. 신체 폭력 가해자는 대부분 학생(96.5%)이었다.

'극단적 선택을 생각한 적 있다'고 답한 교사는 16%였고, 4.5%는 구체적인 계획까지 세운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질병관리청의 '국민건강영양조사'에서는 일반 인구 중 3~7%가 극단적 선택을 생각했고, 계획을 세운 비율은 0.5∼2%로 조사됐다. 교사의 극단적 선택 위험도가 일반인도다 월등히 높은 것이다.

전교조는 "이번 조사는 대한민국 교사가 이미 소진 상태라는 사실을 보여준다"며 "개인적 자질이나 노력으로 해결할 수 없는 위협 요인이 분명해 사회·국가적 지원과 대책이 뒤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으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면 자살예방 핫라인 1577-0199,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김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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