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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장 관사 가구까지 날라"… 숨진 군산 초등교사 격무에 '갑질' 당한 정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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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전북 군산에서 다리 아래로 투신한 초등학교 교사가 과도한 업무와 학교장의 사적인 민원으로 어려움을 호소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학부모의 악성 민원에 따른 교권 침해 논란에 이어 상급자의 ‘갑질’에서도 보호받지 못하는 일선 교사의 처우 문제가 도마에 오를 가능성이 있다.
5일 전북교사노동조합 등은 숨진 A교사가 온갖 업무와 돌봄 등의 일을 떠맡았고, 교장 때문에 힘들어했다고 주장했다.
노조 등에 따르면 A교사가 근무한 학교는 전교생이 10명인 작은 규모다. 교원 숫자도 교장과 정교사 3명, 강사 2명 등 6명에 불과하다. 교장과 강사를 제외하고 정교사는 3명뿐이라 다른 학교에 비해 업무량이 상당히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A교사는 6학년과 4학년 합반 담임을 비롯해 방과 후 교실, 돌봄, 정보, 생활, 현장체험학습, 에듀테크 등 다양한 업무를 전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평소 거절을 잘하지 못하는 성격이라 주말에도 집에서 학교 일을 처리해야 할 정도로 격무에 시달렸다고 한다.
A교사는 6월에 동료 교사에게 ‘나도 이제 나름 10년 했는데 이렇게 학교생활 힘들게 하긴 처음이다’ ‘학교 일로 스트레스 받아본 건 처음이다. 진짜 내 인생에서 학교 일은 열에 하나, 둘이었는데 지금은 여섯, 일곱이 돼버렸다’ 등 과도한 업무를 호소하는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동료 교사 등은 교장과의 갈등도 사건 원인 중 하나로 지목한다. 교장이 A교사의 업무 결재를 사사건건 반려했고, 다른 동료 교사와 함께 교장 관사에 놓을 가구를 나르는 등 사적인 일을 처리하는데 동원됐다고 노조는 의혹을 제기했다. A교사는 숨지기 며칠 전에도 “머리가 아프다”며 여러 차례 조퇴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정재석 전북교사노조 위원장은 “A교사가 당시 처한 상황은 한마디로 ‘태움(직장 내 괴롭힘)’이나 다름없었다”며 “막내 교사에게 과도한 업무가 편중되는 상황이 지속적으로 반복됐고, 대부분 일을 처리하면서 강한 심리적 압박을 느끼게 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일단 해당 학교와 교장은 말을 아끼고 있다. 학교 관계자는 “경찰 수사 결과 등을 토대로 법률 자문을 거쳐 조만간 공식 입장을 밝히겠다”고만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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