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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진 양천구 초등교사, 학급 갈등 관리로 스트레스 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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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1일 스스로 목숨을 끊은 서울 양천구 초등학교 교사 A(38)씨가 올해 담임을 맡은 이후 학교폭력 등 학급 관리에 어려움을 겪었다는 학부모 주장이 제기됐다.
서울교사노조는 4일 "A씨가 담임으로 있던 학급의 한 학부모가 고인에 대한 제보를 해왔다"고 밝혔다. 제보자는 A씨의 사망 원인이 육아 스트레스였다는 내용의 기사를 보고 사실과 다르다고 생각해 용기를 내 노조에 연락을 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보자에 따르면, A씨 반에는 문제 학생 B가 있었다. 해당 학생은 학교 전체에서 폭력적 성향으로 유명했고, A씨 학급에 배정된 뒤로도 의자를 들고 친구를 위협했다고 한다. 고인은 B가 폭력적 행동을 할 때마다 복도로 데려가 진정시키고 생활지도를 시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제보자 자녀는 "선생님이 복도에 그 애를 데리고 나갈 때마다 참 힘들어 보였다"고 말했다.
학폭 사안으로 이어질 뻔한 적도 있었다. 한 번은 반에서 따돌림을 당하던 C가 다른 두 학생에게 싸움을 건 상황이 있었는데, 옆에서 이를 듣던 B가 C를 때렸다는 것이다. 피해자 부모가 당시 학교에 문제를 제기했으나 학교폭력위원회는 열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제보자는 "A씨가 B 부모에게 가정연계 지도를 부탁하는 한편, 피해 학생에게 친구를 만들어주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또 A씨는 사소한 다툼이 학급 전체 남학생과 여학생 간 갈등으로 번진 일 등을 겪으며 스트레스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외에도 A씨 반 학생들은 유독 교과 수업 선생님 지도에 야유를 보내거나 불응하는 일이 잦았다고 한다. 일례로 수업 도중 한 여학생의 주도로 여학생들이 운동장으로 우르르 나가는 일도 있었다. 제보자는 이와 관련해 고인이 학생들을 직접 지도해야 될 때가 많았다고 했다.
A씨는 결국 올해 5월 병가를 냈다. 학교 측은 그의 업무 공백을 채우기 위해 시간강사와 시간제 교사를 번갈아 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보자는 "아이가 처음 고인을 만나고 '6학년 통틀어 가장 좋은 선생님을 만난 것 같다'고 말했다"며 "'선생님께서 나를 칭찬해 주셨던 말씀, 말투, 몸짓 다 기억이 난다'며 눈물을 흘렸다"고 했다.
노조는 "전국의 교사들은 교실에서 홀로 많은 일을 감당해야 했던 고인의 고충을 눈으로 직접 본 듯 공감할 수 있다"며 "고인의 사인은 명백히 공무"라고 강조했다. 이어 "교육당국에 고인에 대한 순직 처리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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