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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황대기] 8강 외나무다리에서 만난 '절친 사령탑' 이준호·김승관

입력
2023.09.0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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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회 봉황대기 전국고교야구대회 우승으로 가는 외나무다리에서 만난 동향 라이벌 경북고와 대구상원고.

1976년생 동갑내기 절친 이준호(왼쪽) 경북고 감독과 김승관 대구상원고 감독. 박상은 기자

1976년생 동갑내기 절친 이준호(왼쪽) 경북고 감독과 김승관 대구상원고 감독. 박상은 기자


두 팀의 라이벌 구도는 제5회 봉황대기에서 시작됐다. 대구상원고(당시 대구상고)는 1973년, 74년 연속 우승에 이어 75년 결승에도 진출하며 사상 첫 봉황대기 3연패란 대기록을 앞두고 있었다. 하지만 대구상원고의 초록 봉황대기 영구 보관은 경북고에 의해 저지당했다. 이후 지난 반 세기 봉황대기에서 3연속 우승팀은 나오지 않았다. 경북고는 그 해 봉황대기와 청룡기에서 우승하며 2관왕을 차지, 고교야구 맹주로서의 위상을 다시 찾았다.

48년의 세월이 지난 2023년 대구상원고는 개교 100주년을 맞이했다. 경북고는 2015년 이후 8년 만의 봉황대기 우승을 노리고 있다. 정상으로 가는 길목에서 만난 두 팀 사령탑 이준호(경북고), 김승관 (대구상원고) 감독은 1976년 동갑내기 절친이다.

지난 5월 김승관 감독의 부친이 지병으로 세상을 떠났을 때 가장 먼저 장례식장을 찾아 김 감독의 곁을 지킨 이도, 입관식 날 마지막을 배웅한 이도 이준호 감독이었다.

이준호 감독은 "중요한 길목에서 꼭 이렇게 만나게 된다”며 헛웃음을 지은 뒤 “라이벌전은 어떤 이유도 패배가 정당화되지 않는다. 오직 결과로 말하는 부담스러운 경기"라고 정의했다. 그러면서 "현재 우리 선수들이 하려고 하는 마음이 어느 때보다 강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절친과 대결에서의 물러설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대구·경북 지역에서 이들 두 팀의 대결은 ‘전통의 일전’(경상전·상경전)이라 불린다.

대구상원고 여동욱(오른쪽). 박상은 기자

대구상원고 여동욱(오른쪽). 박상은 기자


두 팀의 대결은 전력만으로 설명할 수 없다. 어느 한 팀이 강할 때도, 약할 때도 승패를 쉽게 점칠 수 없다. 남우식 김성래 류중일 이승엽의 경북고, 장효조 김시진 이만수 양준혁의 대구상원고는 그렇게 라이벌이 됐다.

제51회 봉황대기 경기항공고전에서 홈런을 친 경북고 임종성. 박상은 기자

제51회 봉황대기 경기항공고전에서 홈런을 친 경북고 임종성. 박상은 기자


김승관 감독은 ”봉황대기에서 경북고와의 인연은 대구상원고 동문이라면 누구나 기억하고 있다"며 "이번에는 75년도 결승전의 빚을 갚아 주겠다"며 총력전을 예고했다. 두 팀의 대결은 4일 오후 3시 목동구장에서 열린다.



박상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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