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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단 '묻지마 범죄'에 의무경찰 재도입 검토... 최대 8000명 규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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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신림동 흉기난동' 사건 등 잇따르는 '이상동기범죄'를 예방하기 위해 치안 업무 중심의 경찰 조직 재편과 의무경찰(의경) 제도 재도입을 검토하기로 했다. '묻지마 범죄'로 불리는 범죄 유형을 '이상동기범죄'라고 명명하고 해결책 마련을 강조했지만, 현역병 부족 등을 이유로 폐지된 의경 제도를 되살리는 방안을 두고 갑론을박이 벌어질 수 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23일 담화문을 통해 "이상동기범죄로부터 국민의 안전한 일상과 생명을 반드시 지켜낸다는 정부의 비상한 각오와 정책을 설명하고자 한다"며 정부·여당이 논의해 온 대책들을 총망라해 발표했다. △경찰력 거점 배치 등 치안력 강화 △'가석방을 허용하지 않는 무기형' 도입 등 사법적 조치 △정신건강정책 혁신 △사법입원제 도입 △피해자 지원 및 민·관 협업체계 확충 등이다.
특히 경찰 조직 재편과 의경 재도입은 눈에 띄는 대목이다. 한 총리는 "치안 업무를 경찰 업무의 최우선 순위로 두고 경찰 조직을 재편해 치안 역량을 보강하겠다"고 밝혔다. 윤희근 경찰청장은 "길거리에서 국민들이 느끼기에 보일 수 있는 경찰 인력을 충원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치안) 최일선인 지구대와 파출소도 4교대 근무가 기본이어서 실제 활동 인원은 많지 않다"며 "근무 시스템을 바꾼다든지 효율적 운영 방안을 통해 관리 인력을 최소화하고 현장에서 활동하는 인력을 늘리는 방향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한 총리는 의경 재도입과 관련해 "기존 병력자원의 범위 내에서 우리 인력의 배분을 효율화하는 방안을 검토하자는 것"이라고 밝혔다. 윤 청장은 "최근 일련의 범죄, 테러, 사회적 재난 상황에 신속 대응할 수 있는, 24시간 상주하는 자원이 필요하겠다는 판단이 든다"고 했다. 신속대응팀 3,500명과 기존 방범순찰대에 가까운 인력 4,000명 등 총 7,500~8,000명 인력의 순차적 채용을 관계부처와 협의하겠다는 것이다. 이어 "기존 (병력) 범위 내에서 국방부와 우선순위를 협의하겠다는 말이고 저희 기준으로 7~9개월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번 담화문은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1일 한 총리와의 주례회동에서 "치안 역량 강화를 포함해 묻지마 범죄에 대한 근본적 대책을 마련해 달라"고 지시한 데 따른 것이다. 최근 잇단 사건으로 국민 불안이 가중되면서 '더 이상 방치해선 안 된다'는 윤 대통령 의지가 강하게 반영된 것이다. 정부 관계자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한 총리에게 '경찰의 가장 중요한 임무는 수사가 아니라 치안'이라는 취지의 말도 했다.
범죄 유형을 '이상동기'로 명명한 것에는 해결책을 찾겠다는 의지가 반영됐다. '묻지마 범죄'라는 표현이 동기가 없는 범죄인 것처럼 비치면서 '해결책이 없다'는 오해를 낳아 오히려 범죄를 유발하는 측면이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전날 당정협의회를 통해 이상동기범죄로 용어를 통일했다.
담화 내용들을 현실화하기 위해선 정부 관련 부처 간 협의가 필수적이다. 한 여권 관계자는 "가령 검문검색은 어떻게 강화하고, 허위 글은 어디까지 처벌해야 하는지, 중증정신질환자 중범죄의 처벌 기조는 어떻게 할지 등 고민이 필요한 부분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특히 의경 제도 부활에 대해선 현실성 논란이 제기될 수 있다. 병역 의무자들이 입대하는 대신 경찰 치안 업무를 보조하도록 한 의경 제도는 1982년 신설됐으나 2017년부터 폐지 수순을 밟아 올 4월 마지막 기수의 합동전역을 끝으로 최종 폐지됐다. 병무청은 "재도입 여부는 앞으로 검토할 것"이라는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의경 제도는 사라졌지만 의경 등 전환복무는 병역법 25조와 병역법 시행령 41, 43조에 남아 있다. 관계부처와 협의가 이뤄진다면 제도 부활에 법적 난관은 없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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