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단독

1m 목줄에 묶인 채 5년간 밭 지킴이로 살았던 믹스견

입력
2023.08.20 17:00
수정
2023.08.22 10:31
구독

[가족이 되어주세요] <398> 5세 추정 암컷 믹스견 '쫑쫑이'


5년간 밭 지킴이로 살았지만 사람을 좋아하고 다른 개와도 잘 지내는 쫑쫑이가 가족을 기다리고 있다. 팅커벨프로젝트 제공

5년간 밭 지킴이로 살았지만 사람을 좋아하고 다른 개와도 잘 지내는 쫑쫑이가 가족을 기다리고 있다. 팅커벨프로젝트 제공



"쫑쫑이가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니 구조하기를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동물보호단체 팅커벨프로젝트를 후원하는 한 시민은 지난해 충북 충주시 외곽의 한 밭을 지나다 짧은 목줄에 묶인 채 밭을 지키는 작은 개를 발견했습니다. 개는 인적이 드문 곳이라 사람이 반가웠는지 처음 본 사람을 마치 알던 사람을 대하듯 뒷발로 딛고 앞발을 모으며 반가워했습니다.

시민이 마침 가방에 있는 간식을 나눠 주자 개는 맛있게 받아먹었습니다. 발길을 돌려 집에 온 이후에도 계속 그 개가 떠올랐고, 지속적으로 간식을 챙겨 주러 갔습니다. 그러던 중 우연히 개 보호자를 만나게 됐는데요. 혹시 개에게 간식 주는 것을 탐탁지 않게 생각할 수도 있어 허락을 구하고, 사정을 물어봤습니다. 보호자는 5년 전에 데려온 개라며, 간식을 줘도 괜찮다고 했습니다.

밭 지킴이 시절 짧은 목줄에 묶여 지냈던 쫑쫑이. 팅커벨프로젝트 제공

밭 지킴이 시절 짧은 목줄에 묶여 지냈던 쫑쫑이. 팅커벨프로젝트 제공

시민은 이후에도 매일 개를 보러 갔습니다. 그러던 중 개 보호자는 "내겐 개가 있으나 없으나 마찬가지"라며 "그 개가 그렇게 좋으면 데리고 가라"고 제안을 해왔습니다. 시민은 한편으로는 개가 새 삶을 살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이미 한 마리를 기르고 있던 터라 데리고 간 이후에 대한 고민이 컸습니다.

시민은 평소 회원으로 활동하는 팅커벨프로젝트에 도움을 요청했고, 단체는 회원들의 동의를 거쳐 개를 구조했습니다. 시민과 단체는 밭에 갈 때마다 뒷발을 모으고 쫑쫑거리는 모습이 귀여워 쫑쫑이(5세∙암컷)이라는 이름을 지어 주었습니다. 검진 결과 다른 전염성 질병은 없었지만 밖에서 사는 개에게서 흔히 나타나는 심장사상충에 감염돼 있었습니다. 이 질병은 제때 치료가 되지 않으면 사망에 이를 수 있습니다. 구조자는 건강검진비와 예방접종비, 심장사상충 치료비 등을 지원하며 쫑쫑이가 입양 준비를 할 수 있도록 지원했습니다.

서울 화곡동 팅커벨입양센터에서 지내는 쫑쫑이(왼쪽). 팅커벨프로젝트 제공

서울 화곡동 팅커벨입양센터에서 지내는 쫑쫑이(왼쪽). 팅커벨프로젝트 제공

황동열 팅커벨프로젝트 대표는 쫑쫑이가 다른 개와 지내본 적이 없고 실내에서 생활해 본 적이 없는 것을 감안해 성향 파악을 위해 아홉 마리의 개와 함께 지내는 자택으로 데려왔습니다. 쫑쫑이는 헛짖음도 없고 다른 개 친구들과도 무난히 잘 지내는 성격이었습니다. 또 구조자뿐 아니라 다른 사람도 무척이나 잘 따랐습니다. 쫑쫑이는 서울 화곡동 팅커벨입양센터에서 다른 개 친구들과 지내며 평생 가족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황 대표는 "쫑쫑이는 밭에서 혼자 살았던 것을 믿기 어려울 만큼 사회성이 좋고 사람을 잘 따른다"며 "평생 가족을 만나 외로웠던 지난 5년을 잊고, 앞으로는 행복하게 지낼 수 있길 바란다"고 말합니다.

산책을 좋아하는 쫑쫑이. 팅커벨프로젝트 제공

산책을 좋아하는 쫑쫑이. 팅커벨프로젝트 제공

▶'맞춤영양' 반려동물 사료 브랜드 로얄캐닌이 유기동물의 가족 찾기를 응원합니다. '가족이 되어주세요' 코너를 통해 소개된 반려동물을 입양하는 가족에게는 반려동물의 나이, 덩치, 생활습관에 딱 맞는 '영양 맞춤사료' 1년 치(12포)를 지원합니다.

▶입양 문의: 팅커벨프로젝트

위 사이트가 클릭이 안 되면 아래 URL을 주소창에 넣으시면 됩니다.

https://www.instagram.com/tinkerbellproject_/

고은경 동물복지 전문기자

댓글 0

0 / 250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 저장이 취소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