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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지지율까지 추락할라"… 급락하는 루블화 가치에 러시아 '진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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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루블화의 미국 달러화 대비 교환가치가 14일(현지시간) 장중 한때 102루블을 넘어섰다. 1달러당 100루블 고지를 넘긴 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맞서 미국·유럽 등 서방이 제재를 가한 직후였던 지난해 3월 이후 17개월 만이다. 올해 1월과 비교하면 화폐 가치가 30% 이상 하락했다.
루블화 가치가 계속 떨어지면, 물가 상승(인플레이션) 피해가 커진다. 우크라이나 전쟁 중에도 굳건했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대한 국민들의 지지를 크게 약화할 수 있다는 얘기다. 푸틴 대통령은 내년 3월 대선에 출마, 5기 집권 체제를 구축하려 한다. 러시아 당국이 15일 기준금리를 무려 3.5%포인트나 긴급 인상(8.5%→12%)하는 등 경제적 타격 최소화에 안간힘을 쓰는 이유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국가의 전반적인 금융 안정에 위협은 없을 것"이라며 시장의 우려에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도 다음 날인 15일 긴급회의를 소집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 등 외신은 튀르키예 리라화, 아르헨티나 페소화, 나이지리아 나이라화 등과 함께 루블화를 '올해 가장 큰 타격을 입은 통화'로 꼽고 있다.
루블화 약세 원인은 복합적이다. 우선 △미국과 유럽 등이 도입한 러시아산 원유 가격 상한제가 타격을 줬다는 게 러시아 안팎의 분석이다. 지난해 말부터 러시아산 원유 가격은 '1배럴(159L)당 60달러(약 8만 원)'로 억제되고 있다. 러시아 재무부에 따르면, 올해 1~7월 러시아 수출품인 석유 및 가스 수익은 전년 동기 대비 41.4% 떨어졌다. 또 △루블화 기피 현상에 따른 외환 수급 불균형도 주된 요인으로 꼽힌다. 리투아니아로 망명한 블라디미르 밀로프 전 러시아 에너지부 차관은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에 "러시아가 물건을 구입하는 중국, 튀르키예 등에서 아무도 루블을 원하지 않는 게 문제"라고 말했다.
아울러 △전쟁 비용 증가로 인한 예산 적자 확대도 커다란 영향을 줬다. 1~7월 러시아 예산 적자는 2조8,200억 루블(약 38조2,956억 원)로 집계됐다. 러시아가 합병을 선언한 우크라이나 내 도네츠크주(州) 등에 대한 자금 투입이 원인이라는 견해도 있다. 게다가 △6월 러시아 용병기업 바그너그룹의 무장반란으로 정치적 불안정성이 커지며 자본 유출이 발생한 점도 루블화 가치 낙폭을 키웠다.
러시아 내 물가 상승 우려도 커지고 있다. 영국 가디언은 "루블화 약세는 인구의 실질소득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크렘린궁 고위 관계자 발언을 전했다. 러시아 내 물가상승률은 최근 3개월 간 7.6%를 기록했다. 러시아의 대표적인 '친푸틴' 언론인 블라디미르 솔로비요프도 '중앙은행의 통화 정책 실패'를 비판하며 "루블화 가치 폭락은 소비자 물가 상승을 야기하고, 이는 선거 운동과도 맞물릴 것"이라고 짚었다.
러시아 당국은 정책적 수단을 총동원하고 있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15일 임시회의 후 성명을 통해 "루블화 평가 절하가 물가로 전이되고 있으며 인플레이션 예상치가 높아지고 있다"며 기준금리를 8.5%에서 12%로 대폭 높였다. 지난달 기준금리를 7.5%에서 8.5%로 인상한 데 이어 또다시 금리를 올린 것이다. 앞서 중앙은행은 지난 10일 '루블화 가치 안정화를 위해 올해 말까지 외화 구입을 중단하겠다'고도 발표한 바 있다. 푸틴 대통령 경제 고문인 막심 오레쉬킨은 "크렘린궁은 '강한 루블화'를 보고 싶어한다"고 러시아 타스통신에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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