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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주의’ 내세워 흑해 항로 열어보려는 우크라이나, 성공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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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가 전쟁 발발 후 자국 항구에 갇힌 선박을 흑해를 통해 내보내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흑해 항로는 러시아가 지난달 흑해곡물협정을 탈퇴하며 사실상 폐쇄됐는데, 고립된 선박을 풀어준다는 ‘인도주의적’ 명분을 내세워 항로에 숨통을 불어넣으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그러나 러시아가 계획에 반응하지 않고 있어서 우크라이나의 구상이 실현될지는 미지수다.
1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올레 찰리크 우크라이나 해군 대변인을 인용해 "우크라이나가 흑해 항구에 갇힌 선박을 위한 '임시 인도주의 항로'를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인도주의 항로’는 현재 우크라이나 흑해 연안 항구에 고립된 선박 약 60척을 대상으로 한다. 이 선박들은 지난해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전면 침공하고 흑해를 봉쇄하며 항구에 갇혔다. 5개월 뒤 러시아가 일부 선박에 대해 흑해를 통과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흑해곡물협정을 체결했지만, 이 선박들은 협정 대상에서 제외됐다. 로이터통신은 "현재 승무원들은 이미 대피했으며 현지에서 고용한 우크라이나 직원이 선박 관리를 돕고 있다"고 했다.
우크라이나는 이 선박들을 러시아가 최근 다시 틀어 막은 흑해 항로를 통해 내보낼 계획이다. 지난달 러시아는 “흑해를 지나는 모든 배를 군사 목적으로 간주해 공격하겠다”며 협정을 파기했고 흑해를 사실상 봉쇄했다. 그런데 이 봉쇄를 ‘인도주의’라는 명분으로 뚫겠다는 것이다.
찰리크 대변인은 “항로는 매우 투명할 것”이라며 “우리는 선박에 카메라를 설치하고 이것이 순전히 인도주의적 임무이며 군사적 목적이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방송을 할 것"이라고 로이터통신에 말했다. 선박의 목적이 인도주의적 임무라는 점을 분명히 해 러시아가 군사적 목적으로 간주할 틈을 주지 않겠다는 뜻이다. 우크라이나 해군은 이 항로를 국제해사기구(IMO)에 직접 제안하기도 했다.
다만 인도주의 항로 계획을 러시아도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러시아는 이 계획에 대한 입장을 묻는 로이터통신에 답하지 않고 있다. 우크라이나 해군 역시 "선주나 선장이 항해할 준비가 되었음을 공식 확인한 선박은 흑해 항로를 통과할 수 있다"고 말하면서도 "러시아군이 설치한 기뢰와 군사적 위협으로 인한 위험이 남아있다"며 항로 안전을 확신하지 못한다.
실제 상인들은 결정을 유보하고 있다. 독일의 한 곡물 거래상은 로이터통신에 "이 항로는 러시아가 배를 공격하지 않겠다는 구체적인 약속을 하지 않으면 작동할 수 없다”며 “우크라이나 임시 항로에 대한 보다 자세한 내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로이터통신은 “이 제안은 러시아가 사실상의 봉쇄를 시행하려 하는 가운데 우크라이나가 항로를 리오픈할 수 있을지를 평가하는 주요한 테스트가 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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