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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기 난동' 막으려 장갑차? "시민 불안 더 키워...경찰력 적정수준 지켜야"

입력
2023.08.07 11:10
수정
2023.08.07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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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호 석좌교수 CBS 라디오 인터뷰
경찰 총기 사용에도 실효성 제기
호신용품 구매 급증 "흉기로 돌변" 우려

흉기 난동과 살인 예고 온라인 게시물로 국민 불안감이 커지는 가운데 6일 오후 서울 강남역 인근에 경찰특공대원과 전술 장갑차가 배치돼 있다. 연합뉴스

흉기 난동과 살인 예고 온라인 게시물로 국민 불안감이 커지는 가운데 6일 오후 서울 강남역 인근에 경찰특공대원과 전술 장갑차가 배치돼 있다. 연합뉴스

'흉기 난동' 사건이 잇따르면서 경찰이 도심에 경찰특공대와 장갑차 등을 배치한 것이 오히려 불안감을 증폭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윤호 고려사이버대 경찰학과 석좌교수는 7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도심에 나타난 장갑차를 보는 시민들은 더 불안해한다. 이걸 경찰에 대한 공포라고 얘기한다"며 "지나친 경찰의 존재는 그 자체로도 불안 심리를 더 심화시킨다. 경찰 활동의 적정 수준을 잘 파악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희근 경찰청장은 지난 4일 '흉기난동 범죄 특별치안활동'을 선포하고 인파가 몰리는 지하철역, 백화점 등 전국 247곳에 경찰 1만2,000여 명을 배치하기로 했다. 또 서울 강남역과 부산 서면역 등 온라인 살인 예고글에서 범행 장소로 지목되거나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장소 11곳에 전술 장갑차를 투입했다.

경찰이 흉기 난동 범죄에 총기 사용 등 물리력 사용을 주저하지 않겠다고 밝힌 데 대해서도 이 교수는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이 교수는 "(총기를 사용하면) 경찰 개인이 형사처벌도 받고 민사소송도 받는다"며 "어떤 경찰관이 그런 위험을 무릅쓰고 적극적으로 총기를 사용하겠느냐"고 말했다. 이어 "국가가, 경찰 조직이 모든 책임을 져줘야 한다"며 "손해배상도 해줘야 되고 형사소송에 걸렸을 때 법률 지원도 다 맡아 해준다든가 이런 조직의 문화가 새롭게 형성되고 구축되지 않는 한 일선 경찰관은 총기 사용을 꺼려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6일 오후 서울 강남역 지하쇼핑센터에서 경찰특공대원들이 순찰하고 있다. 연합뉴스

6일 오후 서울 강남역 지하쇼핑센터에서 경찰특공대원들이 순찰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는 최근 호신용품 구매가 급증한 것에도 우려를 표했다. 이 교수는 "호신용품은 두 얼굴을 가졌다. 나를 보호하기 위한 호신용품이 때로는 나를 해치는 범죄의 흉기로 돌변할 수도 있다"며 "일반 시민들은 이런 호신용품 사용에 익숙하지 않고, 범행을 각오하고 있는 범죄자에게 맞선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위험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가장 좋은 것은 상황을 피하는 것, 현장을 벗어나는 것이 가장 먼저 쉽게 할 수 있고 또 안전한 것"이라고 조언했다.

남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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