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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으면서 두리번, 기자 접근하자 흠칫… '공포감' 여전한 서현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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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낮 12시 30분, 흉기 난동으로 14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경기 성남시 분당구 서현역 AK플라자 인근 상가. 사건 발생 후 사흘이 지나 첫 주말을 맞았지만 거리는 썰렁했다. 중ㆍ고생과 대학생 등 젊은이들로 북적이고 활기 넘쳤던 평소 주말과는 분위기가 확연히 달랐다. 지하철을 타기 위해 온 시민들도 뭔가에 쫓기는 듯 빠른 걸음으로 역 안으로 사라졌다.
분당 최대 상권 서현역이 공포심에서 회복되지 못한 모습이다. 걸으면서 주변을 계속 두리번거리며 살피는 시민이 있는가 하면 인터뷰를 위해 기자가 접근하자 흠칫 놀라는 이들도 적잖았다. 문을 열 시간이 지났는데 출입문을 굳게 닫은 점포도 보였다.
화장품 가게에 근무하는 김모(20대)씨는 “코로나19 때도 이렇지는 않았다. 아무래도 얼마 전 사고 여파가 큰 것 같다”고 했다. 또 다른 상인은 “서현역은 하루 평균 18만 명이 다녀가는 곳인데 분당 최대 상권이라는 명성이 무색하다”고 안타까워했다.
친구와 함께 서현역을 찾은 이민지(23)씨는 “신림동 사건 때는 나와 무관한 곳이라는 생각이었는데 서현역은 친구들과 주 2, 3회 오는 곳이다 보니 소름 돋는다”며 “오늘은 예약한 물건만 찾고 바로 돌아갈 것”이라고 했다. 함께 온 친구도 “당분간 서현역에 오지 않을 것 같다”고 걸음을 재촉했다.
서현역과 연결된 백화점 안도 인적이 드문 건 마찬가지였다. 음악과 이용객들 소음으로 옆 사람 목소리도 잘 들리지 않았던 중앙홀은 적막하기까지 했다. 그나마 경찰 등의 순찰 활동이 대폭 강화된 점이 시민들의 심리적 안정에 도움이 되는 듯했다.
1층 중앙홀에는 경찰특공대 2명과 분당경찰서 경찰관 2명이 양쪽 출입문을 오가며 순찰을 돌았다. AK 측이 따로 고용한 보안요원 2, 3명도 출입문 앞을 지키고 서 있었다. 경찰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서현역과 수원역, 에버랜드 등 각 3개소에 경찰특공대를 4명씩 총 12명 배치했다. 수원역과 서현역엔 장갑차까지 등장했다. 딸과 함께 왔다는 30대 여성은 “친척집 가는 길인데 백화점인데도 을씨년스럽고 무섭다”면서도 “경찰이 지키고 있으니 그나마 안심이 된다”고 했다.
이번 사건 이전에도 탄천을 가로지르는 정자교 붕괴와 수내역 에스컬레이터 역주행 사고 등 최근 잇따라 악재가 발생하는 것에 불안해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중앙홀 벤치에서 만난 김병인(68)씨는 “신도시 조성 때 이사 왔는데 참 조용하고 살기 좋은 곳이었다”며 “그런데 분당이 어쩌다 이 지경까지 됐는지 모르겠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1기 신도시가 지어지고 30년이 됐으니 도시도 사람도 조금씩 망가지는 것 같다”면서도 “빨리 안정을 되찾았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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