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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방이 푸티노믹스 목 졸랐지만...러시아 경제성장률은 '플러스'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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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에 빼앗긴 영토를 되찾으려는 우크라이나군의 반격이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하는 가운데, 서방의 경제 제재마저 교착 상태에 빠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친러시아 진영을 자처하는 국가들이 제재를 우회할 빈틈을 만들어 준 것이 제재의 위력을 꺾었다. 러시아 정부는 재정을 총동원해 막판 버티기에 들어갔다.
2일(현지 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서방이 러시아 경제를 공격했지만 치명상을 입히지 못했다"면서 "러시아가 제재망을 빠져나가 경제를 성장시킨 방식은 (서방) 전문가들이 제재가 정책 수단으로서 타당한지 고민하게 하는 연구 사례가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지난달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올해 러시아 경제성장률은 1.5%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쟁과 경제 제재에 따른 여파로 지난해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 2.1%까지 주저앉았다가 1년 만에 3.6%포인트 회복할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다. 전쟁 전인 2021년 성장률(4.7%)보다는 낮지만, 전쟁을 포기해야 할 정도로 위태로운 상황은 아니라는 것이 서방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세르게이 구리에프 프랑스 파리정치대 교수는 WSJ에 "제재는 전쟁에 자금을 대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능력을 제한했지만 완전히 통제하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러시아는 막대한 정부 지출과 아시아·구소련 우방의 은밀한 지원 덕에 제재를 견디고 있다. 전시 경제 체제로 전환한 러시아 정부는 평시의 1.5배에 달하는 정부 지출을 쏟아내며 군수 물자를 생산해 국내총생산(GDP)의 13.5%를 견인하고 있다. 또 지난해 미국이 주도한 러시아 수출입 제재를 카자흐스탄, 조지아, 북한, 이란 등 우방 국가를 통해 우회하며 무기 부품을 사들이고 석유·비료 등을 판매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WSJ는 "엄청난 규모 때문에 세계 경제에서 러시아를 분리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했다. 니콜라스 멀더 미 코넬대 교수는 "(중국·북한·이란 등) 아시아가 제재에 참여하지 않는 한 러시아를 무너뜨리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했다.
다만 러시아의 경제 성장률은 '지속 불가능한 거품'에 불과하다는 분석도 있다. 러시아 정부는 지난 4월 약 3조4,000억 루블(약 59조 원)의 재정 적자를 기록하는 등 1990년대 이후 최악의 재정난에 시달리고 있다. 징집과 피란으로 노동력도 크게 부족해 일부 군수 공장은 교도소 수감자를 노동자로 고용하는 판이다.
독일 카네기 러시아·유라시아 센터의 알렉산드라 프로코펜코 연구원은 "(러시아의 경제 성장률) 거품이 언제 꺼질지 모르겠다"며 "언젠가는 모든 것이 '카드의 집'처럼 무너질 수 있다"고 NYT에 말했다. 그리에프 교수도 "(장기적으로) 러시아는 정체될 것이고, 선진국을 따라잡을 능력이 제한될 것"이라고 했다.
이런 시급함을 반영한 듯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항을 타격하며 세계 곡물가격을 볼모로 경제 제재 해제를 요구하고 있다. 러시아는 지난달 18일 흑해 곡물 협정을 종료한 뒤 흑해 연안의 오데사항을 타격한 데 이어 지난달 25일 우회로로 사용되던 다뉴브강 레니항까지 포격했다. 1일에도 러시아군 공격으로 다뉴브강 이즈마일항에서 곡물 4만 톤이 불탔고 세계 밀 가격이 5% 급등했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 농산물·비료 수출을 보장하고 국영은행이 국제 금융 시스템에 복귀하는 등 제재를 해제하면 협정에 복귀하겠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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