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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도소 가기 전 할머니 보러 간다"... 조선, 범행 예고 정황 속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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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림동 흉기난동' 사건 피의자 조선(33·구속)이 일찌감치 범행을 결심한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지인에게 “교도소에 가기 전 할머니를 보러 가고 싶다”고 말하는가 하면, 범행이 임박해 친구에게 이별을 암시하는 등 ‘계획범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전담수사팀을 꾸려 조씨의 정확한 범행 동기를 규명하기로 했다.
28일 한국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조씨 지인들은 그가 계획적으로 범죄를 준비했음을 입증할 만한 증언을 여럿 내놨다. 전 직장동료 A씨는 사건 이틀 전(19일) 0시쯤 조씨 자택 인근의 한 공원에서 그를 만났다고 한다. 조씨는 당시 울먹이며 “교도소에 들어갈 텐데 이제 못 볼 것 같다. 그동안 관심을 줘서 고맙다”고 말했다. “교도소에 가기 전 (조씨의) 할머니를 같이 뵈러 가자”는 말도 했다. A씨는 취재진에게 “조씨가 사람을 때려 1, 2년간 교도소에 가야 될 것 같다고 했다. 돌이켜보면 신림동 사건을 암시한 것 아닌가 싶다”고 추정했다.
조씨는 범행 직전 금천구 할머니 집을 찾았는데, 자신을 길러준 할머니를 마지막으로 보기 위해 갔다는 추측도 나왔다. 학창 시절 조씨 친구였던 B씨는 통화에서 “사건 이틀 전 조씨가 전화를 했는데, 사정이 있어 끊었다”며 “조씨는 할머니 손에서 자랐고, 성인이 돼서야 어머니와 함께 살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B씨는 최근 경찰 참고인 조사에서 이런 통화 내용을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씨 집 근처에서 자영업을 하는 C씨는 “마주치면 항상 인사를 잘하던 청년이었는데, 범행 며칠 전 마지막으로 봤을 때는 고개를 푹 숙인 채 걸어가길래 무슨 일이 있나 싶었다”고 했다.
범행 직전까지 폭력적 성향을 내비쳤다는 증언도 있다. A씨는 “3년 전 내가 사기를 당한 적 있는데, 범행 이틀 전 만난 조씨가 사기범을 ‘흉기로 도려내 버리겠다’ ‘대신 복수해 주겠다’고 말해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경찰도 이번 사건을 ‘계획범죄’로 보고 수사를 이어왔다. 이미 조씨 휴대폰과 컴퓨터(PC) 등을 포렌식한 결과, 범행 한 달 전 인터넷에 ‘홍콩 묻지마 살인’ ‘정신병원 강제입원’을 검색하는 등 범죄 방법 및 대비책과 관련해 여러 준비를 한 정황이 확인됐다.
이제 수사는 검찰이 맡는다. 서울 관악경찰서는 이날 살인 및 살인미수, 절도, 사기 등 혐의로 조씨를 서울중앙지검에 송치했다. 조씨는 검찰 송치 전 입장을 묻는 질문에 “죄송합니다”라고 짧게 답했다. 중앙지검은 김수민 형사3부 부장검사와 검사 4명으로 수사팀을 구성해 계획범죄 여부 등을 보완수사할 계획이다. 검찰 관계자는 “국민에게 공포심과 불안감을 갖게 한 이 사건을 철저히 수사해 범행 동기 등을 명확히 규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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