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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난히 땀 많이 흘리고 피로ㆍ체중 감소한다면…갑상선 기능 이상 탓?

입력
2023.07.23 08:20
수정
2023.07.23 14:00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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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이 최고] 갑상선중독증, 30~59세 환자가 전체 환자의 3분의 2

갑상선중독증은 자가 항체에 의해 갑상선이 전반적으로 비대해지는 그레이브스병 때문에 80% 이상 발생한다. 게티이미지뱅크

갑상선중독증은 자가 항체에 의해 갑상선이 전반적으로 비대해지는 그레이브스병 때문에 80% 이상 발생한다. 게티이미지뱅크

“여름에 유난히 땀을 많이 흘리고 더위를 심하게 탄다. 에너지 소비가 많아져 이를 보충하려고 많이 먹지만 몸무게는 오히려 줄어든다. 심장이 두근거리고 가벼운 운동을 해도 쉽게 숨이 찬다(심계항진ㆍ心悸亢進). 예민해져 화를 참지 못하며 불안을 자주 느끼고, 배변 횟수가 늘어나거나 설사가 잦다.”

갑상선 호르몬이 과잉 분비돼 발생하는 ‘갑상선중독증(갑상선기능항진증ㆍThyrotoxicosis)’의 주요 증상이다. 갑상선중독증 유병률은 1,000명당 2.8명(남성 1.8명, 여성 3.7명)이며, 30~59세 환자가 전체 환자의 3분의 2를 차지하며, 45~49세 유병률이 가장 높다.

반면 갑상선 호르몬 분비가 부족하면(갑상선기능저하증) 우울, 무기력증, 피곤함 등이 생긴다. 몸도 붓고 살도 찌고 변비와 이상지질혈증도 발생한다.

◇그레이브스병, 발병 원인 80% 이상

갑상선(甲狀腺)은 넥타이를 맸을 때 매듭이 위치하는 목 앞쪽 아랫부분의 갑상연골 앞쪽에 면해 있는 방패 모양(갑상ㆍ甲狀) 또는 나비 모양의 내분비기관이다. 주요 기능은 갑상선 호르몬 생성과 분비다. 갑상선호르몬은 전신의 모든 세포에 작용해 신진대사를 조절한다.

문재훈 분당서울대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갑상선중독증의 80% 이상이 자가 항체에 의해 갑상선이 전반적으로 비대해지는 그레이브스병 때문에 발생한다”고 했다. 그레이브스병 때문이라면 피로감ㆍ가슴 두근거림ㆍ땀 분비 증가 등이 흔히 나타난다. 갑상선중독증이 악화되면 손 떨림ㆍ체중 감소ㆍ탈모 등이 생기기도 한다.

또한 갑상선이 커져 목이 붓고, 안구 뒤 지방 조직이 침착돼 안구가 돌출되면서 출혈이 발생하고 눈이 잘 감기지 않는 등의 증상을 보이는 ‘갑상선안병증(thyroid eye disease)’이 환자의 30% 정도에서 나타난다. 조관훈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이 같은 갑상선안병증으로 인해 사물이 두 개로 보이는 복시(複視) 증상을 호소하기도 한다”고 했다.

이 같은 전형적인 증상이 없거나 경미하면 느끼지 못할 수 있으며, 병이 서서히 진행되면 환자 자신이나 가까운 가족들이 알아차리기 어려울 때도 많다.

최종한 건국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는 “쉽게 피곤하거나 땀이 많아지고 가슴이 두근거리는 등 흔한 증상만 있거나 증상이 경미하면 갱년기 증상 등으로 착각하고 병원을 잘 찾지 않는다”며 “가벼운 증상도 특별한 원인 없이 오래 지속된다면 병원에 찾아 검사하는 것이 좋다”고 했다.

◇요오드 과다 섭취하지 말아야

갑상선중독증은 대부분 혈액검사로 진단한다. 이 밖에 갑상선 관련 검사인 갑상선호르몬 검사, 갑상선자극호르몬 검사와 함께 갑상선 스캔 검사를 진행한다. 갑상선중독증으로 진단되면 자가항체 및 초음파검사를 추가로 시행한다.

갑상선중독증 치료는 약물 요법, 동위원소(방사성 요오드) 치료, 수술적 치료 등 3가지로 나뉜다. 그레이브스병이 원인이라면 1차적으로 항갑상선제 치료를 1년에서 1년 6개월 정도 시행한다. 갑상선 기능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면 약을 끊는다.

다만 그레이브스병 재발률이 60% 정도여서 재발이 잦으면 동위원소 치료나 갑상선절제술 같은 수술로 갑상선 기능 저하를 유도한 뒤 갑상선호르몬제 보충 요법으로 갑상선호르몬 농도를 정상으로 유지한다.

갑상선염에 의한 일시적인 갑상선중독증은 별다른 치료 없이 증상만 조절하면 된다. 갑상선종양 때문이라면 동위원소 치료 또는 갑상선절제술을 시행한다.

약물이나 동위원소 치료 같은 비수술적 치료가 효과적이지 않거나, 부작용 및 금기로 시행할 수 없거나, 갑상선 비대가 심하면 갑상선 절제 수술을 받아야 한다.

갑상선중독증이어도 생활 습관을 관리해야 한다. 갑상선중독증, 특히 그레이브스병을 치료 중이라면 금연해야 한다. 담배를 피우면 항갑상선제 중단 후 갑상선중독증 재발률이 높고, 눈 주위 부종, 안구 돌출 등이 많이 생긴다.

음식은 갑상선 질환과 관련 있는 요오드를 과다하지 않게 섭취하는 정도만 조심하면 된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요오드가 많은 해조류나 해산물, 장류ㆍ젓갈류 등을 즐겨 먹어 요오드 섭취가 많은 편이다.

요오드 하루 섭취 권장 기준은 80~150㎍이다. 다시마에 가장 요오드가 많고 미역, 김, 해조류, 유제품, 달걀, 육류, 해산물 등의 순으로 요오드 함량이 높다.

문재훈 교수는 “갑상선 기능 이상 환자들이 ‘다시마환’ 같은 요오드 함유가 많은 식품을 자주 먹는데 금해야 한다”며 “김ㆍ미역ㆍ다시마 등 해조류도 제한해야 하는데 요오드를 과다 섭취하면 증상이 오히려 더 심해지기 때문”이라고 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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