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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인 모를 만성 통증, 우울증이나 우울감 30~70% 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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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인 모를 만성 통증으로 6개월 넘게 고통받고 있는 김모(51)씨는 최근 불면증까지 시달리고 있다. 뚜렷한 병명도 원인도 없다 보니 제대로 진단과 치료를 받지 못해 꾀병이나 정신 질환으로 오해를 받기도 했다.
만성 통증은 일반적으로 보존적 치료를 지속함에도 6개월 이상 일상생활의 불편함을 초래하는 통증이 지속되는 것을 말한다. 계속되는 만성 통증이 중추화되고 신경전달체계를 망가트리면 통증 원인이 해결되고 자극이 없더라도 통증이 과도하게 느껴지는 상태가 된다.
통증 부위는 등, 허리, 목, 가슴, 두통 등 다양하다. 척추 질환, 류마티스‧퇴행성 관절염, 편두통이나 삼차신경통 등 여러 가지 질환이 만성 통증으로 악화할 수 있고, 때로는 사고나 낙상 등으로 발생한 외상에 의한 통증이 만성화되기도 한다.
만성 통증 환자에게서 우울증이나 우울감 유병률이 30~70% 정도이고, 수면장애나 의욕 상실을 호소하는 사람도 60~80%나 된다. 임윤희 상계백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교수는 “세로토닌이나 노르에피네프린 같은 신경전달물질이 뇌에서 감정과 통증 전달에 관여하기 때문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가장 대표적인 만성 통증 유형은 ‘복합 부위 통증 증후군(CRPS)’이다. 몸의 특정한 부위에서 시작한 통증이 점점 심해지고 나아가 피부색이 변하거나 털이 빠지고, 혈액순환이 잘되지 않아 뼈 골밀도가 약해지며, 관절을 쓰지 못하게 되는 감각 신경 질환이다.
이 밖에 만성 두통, 근막통증증후군, 척추 수술 후 통증증후군, 다발성 말초신경병증, 환상지통(幻像肢痛·절단해 없어진 팔다리가 아직 있는 것 처럼 통증을 느끼는 것) 등이 있다.
만성 통증 주요 증상은 통증을 일으키는 자극이 없이도 나타나는 통증이다. 특징적으로 자극이 없을수록 통증이 뚜렷이 나타나는 특성이 있기에 한밤에 통증을 호소할 때가 많다.
또한 관절염·신경병증 환자들에게서 흔히 날씨나 환경 변화에 따라 통증이 더 심해지는 특성이 있다. 소화계통 장애·무기력증·감정 변화 등 여러 가지 신체적·감각적‧정신과적 증상이 동반되기도 한다.
만성 통증 원인은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환경적‧유전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주요 발생 원리는 통증을 감지해 척수와 뇌로 전달하는 체성 감각 신경이 통증에 대한 역치가 민감해져 통증을 유발할 만한 자극이 아님에도 통증 신호가 만들어지면서 통증이 발생하는 것이다.
만성 통증은 가능한 진단명을 하나하나 제거해 나가는 ‘배제 진단’을 통해 진단한다. 여러 가지 검사를 통해 일차로 골절이나 염증 등 통증 유발 원인 병변을 찾는다. 검사 결과, 비정상적 구조나 생리적 이상 소견이 없음에도 지속적인 통증을 호소하면 만성 통증으로 진단한다.
만성 통증의 1차적인 치료법은 약물 치료다. 뇌간 부위에서 통증 전달 경로의 활성도를 조절하는 ‘삼환계항우울제’를 먼저 사용한다.
이 밖에 신경안정제 계통 약물이나 항경련제 계통 약물을 사용할 때도 있으며 물리 치료를 병행하면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다.
약물 치료로 호전되지 않으면 신경차단술을 시행해볼 수 있다. 신경차단술은 통증 전달 경로에 있는 신경을 국소마취시키는 시술을 말한다. 신경차단술은 매우 다양한 방식이 있으며, 통증 형태에 따라 적절한 방법으로 시행한다.
약물 치료, 신경차단술을 시행해도 지속되는 만성 통증은 수술 치료를 고려한다. 체성감각신경 전달 경로를 찾아 절단하는 방법과 전기 자극하는 방법이 있다.
환상지통이나 말초신경병증이 있으면 척수 체성감각신경전달 경로를 잘라주는 방식을 사용하면 효과적이다. 만성통증 중추화로 뇌 신경전달체계가 바뀌면 뇌에서 고통을 느끼는 전대상회를 절단하는 방법이 도움이 된다.
전기 자극 방법도 척수와 뇌에서 시행할 수 있다. 가장 대중화된 통증 수술은 척수신경자극술로, 환자 몸속에 저주파 전기자극 기계를 넣는 것이다.
척수신경 자극기 삽입 환자들은 자신이 선호하는 전기 자극을 통해 통증을 조절할 수 있다. 뇌에서 통증의 비정상적 발생이 일어나는 경우 뇌심부(深部)자극술이나 뇌피질(皮質)자극술을 사용한다.
만성 통증을 예방하려면 건강한 생활 습관이 가장 중요하다. 균형 잡힌 식단을 규칙적으로 섭취하고, 적절한 수면을 취하고, 자신에게 잘 맞는 운동을 꾸준히 하면 된다. 취미생활을 통해 긴장을 완화하고 스트레스를 줄이는 것도 도움이 된다.
정문영 순천향대 부천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만성 통증은 치료가 어렵지만, 불치병은 아니다. 전문가와 긴밀히 협력해 치료하면 반드시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며 “또한 만성 통증은 이상을 나타낼 가시적인 방법이 없어 꾀병으로 오해를 살 수 있지만 체성감각신경 계통 이상으로 인해 분명한 증상을 겪기에 주변인의 이해와 도움이 필요한 질환”이라고 했다.
정 교수는 “‘통증을 완전히 없애야겠다’는 생각보다 편안한 마음으로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서 일상생활을 지속하는 것을 권장한다”며 “특히 꾸준한 운동으로 혈액순환을 개선하고, 근육량을 늘리는 것이 좋다. 마약성 진통제는 초기 치료 효과와 달리 결국 통증 강도를 높이고 약물 중독을 유발하므로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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