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는 날 유독 우울한 이유 있다

입력
2023.07.13 10:34
수정
2023.07.13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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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이 최고] 장마철 '계절성 우울증' 재발하기도
2주 이상 우울감 지속되면 우울증 의심해봐야

연합뉴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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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철 폭우가 이어지고 있다. 이처럼 비 오는 날만 되면 기분이 왠지 모르게 우울하고 기분이 처진다는 사람이 있다. 창밖에 비 내리는 모습을 보거나 빗소리를 들을 때 나도 모르게 우울해진다는 것이다.

계절성 우울증은 대부분 가을ㆍ겨울에 시작돼 봄에 회복되는데 드물게 장마철인 여름에 재발하기도 한다.

계절성 우울증은 일반적인 우울증과 달리 규칙적으로 비슷한 시기에 나타난다. 하지만 그 시기에 매번 같은 스트레스가 있는 경우에는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예컨대 겨울에 일이 없어지는 직업을 가지고 있어 생기는 명백한 정신사회적 스트레스 등은 계절성 우울증으로 보지 않는다. 계절성 우울증 환자는 현저하게 무기력하고 잠이 너무 많아지며, 탄수화물을 자꾸 찾거나 과식을 하게 되고 체중이 증가하는 등의 특징을 보인다.

사람은 24시간의 일주기 리듬에 따라 활동하며, 눈을 통해 들어오는 빛의 양에 따라 낮과 밤을 구분할 수 있다.

빛의 양이 감소하는 밤에는 수면 호르몬인 멜라토닌이 증가하고, 아침 이후에는 감소하여 수면을 돕는 것이다.

일조량이 줄어드는 계절이나 날씨에는 멜라토닌 분비량이 늘어나면서 기분이 가라앉거나 잠이 쏟아질 수 있다. 계절성 우울증에도 빛을 이용한 광(光)치료가 이용될 수 있는데, 이는 일주기 리듬 변화를 조절해 우울 증상을 개선할 수 있는 치료법이다.

손보경 인제대 상계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우울증으로 불면증이나 과다 수면 증상이 나타나는 사람이 건강한 수면을 취하려면 기본적으로 수면 위생이 잘 지켜져야 한다”며 “일정한 시간에 기상하고 낮잠은 되도록 피하며 낮에 규칙적으로 운동하는 게 좋다”고 했다.

손 교수는 “취침 전 가벼운 내용의 독서나 몸을 이완하는 운동을 하고, 과도한 카페인이나 술과 담배는 피하며 침실 소음과 빛을 적절히 통제하는 게 좋다”고 덧붙였다.

우울증은 기본적으로 △2주 이상 우울한 기분이 지속되거나 △평소 즐거워하고 흥미 있던 활동에 아무 관심이 없어지면 의심할 수 있다.

또한 △체중 감소 또는 증가 △불면 또는 과다 수면 △불안감이나 처짐 △피로감과 활력 상실 △내가 가치가 없다고 생각하거나 부적절한 죄책감을 느낌 △집중력이 감소하거나 결정을 잘 못 내림 △반복적으로 죽음에 대한 생각을 하거나 자살 사고가 드는 등의 증상 중 우울감 또는 흥미 저하를 포함해 5가지 이상이 해당하면 정신건강의학과 의사에게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장마 때에는 온도와 습도 조절이 쉽지 않아 불쾌지수도 올라간다. 이 때문에 별일 아닌 것으로도 가족이나 연인, 친구 간에 다툼이 발생하기도 한다.

이때 중요한 것은 우선 내가 기분이 안 좋은 것처럼 상대방도 그럴 수 있다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다.

손보경 교수는 “가벼운 우울감을 이겨내는 데 규칙적인 생활이 도움이 될 수 있다”며 “스트레스로 인한 긴장감을 이완할 수 있는 명상이나 가벼운 스트레칭도 좋고 잠을 충분히 자는 것도 중요하다”고 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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