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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협한 단기적 이해를 넘어서야 산다"

입력
2023.07.12 04:30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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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2 아일랜드 환경 전략

세계 최초로 국부펀드의 화석연료기업 투자를 전면 금지시킨 아일랜드 하원의원 토머스 프링글. 위키피디아

세계 최초로 국부펀드의 화석연료기업 투자를 전면 금지시킨 아일랜드 하원의원 토머스 프링글. 위키피디아

아일랜드가 2018년 7월 12일 국가기금의 화석연료기업 투자금 전액 회수 법안을 마련했다. 화석연료 투자 철회를 선언한 대학과 종교단체 등 민간 기관은 더러 있었지만, 국가가 화석연료 투자 배제를 법제화한 것은 아일랜드가 최초였고, 아직 유일하다.

아일랜드 의회는 국고관리기관인 전략투자기금이 석탄 석유 천연가스 등을 채굴-정제-생산하는 다국적 기업들에 투자한 돈을 5년 내 단계적으로 회수토록 하는 법안을 90대 53으로 가결했다. 무소속 정치인인 토머스 프링글(Thomas Pringle, 1967~) 하원의원이 발의한 법안에 당시 집권여당(통일아일랜드당)과 제1야당(공화당) 의원들이 초당적으로 동조한 결과였다. 당시 국영펀드는 전 세계 약 150개 기업의 주식과 채권 등에 3억 유로 이상을 투자하고 있었다.

프링글 의원은 "우리의 윤리적 금융 원칙은 글로벌 기업들의 지속적인 기후과학 조작과 책임 회피, 전 세계 정치인들에 대한 로비 관행이 더 이상 용납되지 않는다는 상징적 선언"이라며 “아일랜드 국민과 국제사회가 편협한 단기적 이익을 넘어 생각하고 행동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분명한 메시지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화석연료 투자 철회운동은 2011년 미국 대학생들이 대학 당국의 기부금 투자 윤리를 촉구하며 시작돼 대학 너머로 확산, 2021년 10월 기준 세계 1,485개 기관(총자산 약 39조2,000억 달러)이 대의에 동참하고 있다. 아일랜드에 앞서 노르웨이 국부펀드가 석탄회사 등에 대한 투자금 일부 회수를 선언한 바 있다.

아일랜드 정부는 2020년 기준 12.7%에 불과한 풍력 등 재생가능에너지 전력 비중을 2030년까지 80%로 높임으로써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30% 감축하고, 석유 천연가스 석탄 등 거의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화석연료 발전 비중을 점진적으로 줄여 나간다는 야심 찬 탈화석연료 에너지정책을 전개하고 있다.

최윤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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