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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합지졸’ ‘콩가루 집안’ 비판에도 절박감 없는 민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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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회가 그제 내부를 향해 ‘오합지졸’ ‘콩가루 집안’ 등 날 선 표현을 섞어가며 비판을 쏟아냈다. 무용론까지 나올 정도로 혁신위가 존재감을 발휘하지 못한다는 평가에 강수를 둔 모양새지만, 절박감과 거리가 먼 민주당의 최근 모습을 보면 틀린 얘기가 아니다.
혁신은 고사하고 당내 화합도 기대하기 힘든 게 지금 민주당 모습이다. 그제 오후 6시부터 어제 오전 8시까지 국회 로텐더홀에서 진행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철야농성 현장은 이런 분위기를 단적으로 보여줬다. 당 소속 의원 163명 전원이 참석한다고 했지만, 40여 명의 얼굴은 농성 시작부터 보이지 않았다. 자정이 가까워지자 절반도 안 되는 의원들만 자리를 지켰는데, 그마저도 ‘결연한 의지’를 찾아보기 힘들었다고 한다. 국회 부의장인 김영주 의원의 ‘일본 여행’ 문자 메시지 논란까지 더하면 민주당이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문제를 정말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는지 의문이다.
이낙연 전 대표의 귀국 이후 행보도 당의 분란을 키우고 있다. 귀국 열흘이 넘도록 머리를 맞대어야 할 이재명 대표와의 회동은 미뤄둔 채, 문재인 전 대통령과 봉하마을을 먼저 찾았다. 중진 의원 입에서 ‘유쾌한 결별’ 같은 분당 얘기가 아무렇지 않게 흘러나오는 게 우연은 아니다. 이런 분위기라면 불체포특권 포기 서약 등 혁신위가 내놓은 쇄신안이 논의 테이블에 오르지도 못한 채 사장될 것이란 게 괜한 염려가 아니다.
제1야당의 존재감은 국민들로부터 집권 세력의 대안으로 인정받을 때 드러난다. 집권 2년 차에 접어든 윤석열 정부의 국정 드라이브가 더 거세지는 지금이야말로 이런 평가를 받을 적기다. 하지만 지금의 민주당은 몸집만 큰 어린아이 같은 모습이라는 평가가 많다. 성숙한 대안 세력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어느 한 사람만의 노력으로는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직시하고, '원팀'으로 다시 출발선에 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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