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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숨 막히게 만드는 ‘기흉’, 1년 내 30~50% 재발

입력
2023.07.06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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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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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흉(氣胸ㆍpneumothorax)은 드라마나 영화에서도 자주 등장하는 질환이다. 공항 같은 곳에서 갑자기 호흡곤란으로 가슴을 움켜쥐며 쓰러진 환자 가슴에 볼펜을 꽂아 응급처치하는 장면은 기흉 증상을 모티브로 한 것이다. 물론 현실에서는 감염 위험 때문에 곧바로 응급의료센터로 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기흉은 폐 속 풍선 모양의 수많은 폐포 중 일부가 터져 폐가 찌그러지고 가슴 통증과 호흡곤란이 나타나는 질환이다. 크게 1차성 기흉과 2차성 기흉으로 나뉜다.

폐에 구멍이 생겨 공기가 새 흉막강 내에 공기나 가스가 고이게 것을 ‘기흉’이라 한다. 10대 후반에서 20대까지 남성에게 주로 나타나는 일차성 기흉은 성장하면서 폐에 물집 같은 기포가 만들어진 후 흉강 내 압력이 증가해 저절로 기포가 터져 폐에서 공기가 새 나와 기흉이 생긴다.

기흉이 무서운 질환인 이유는 재발이 잦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일차성 기흉 환자의 30~50% 정도가 1년 내 재발하고, 재발 환자에서는 70% 이상이 1년 내 재발한다.

정기검진도 기흉 발견에 특별히 도움되지 않고, 예방법도 별로 없어 증상이 발생하면 재빨리 병원을 찾아 전문의 진료를 받는 게 중요하다.

기흉은 발병 원인에 따라 크게 ‘자발성 기흉’과 ‘외상성 기흉’으로 나뉜다. 자발성 기흉은 다시 일차성 기흉과 이차성 기흉으로 구분된다. 일차성 기흉은 건강한 사람에게 발생하며, 폐의 가장 윗부분 흉막에 있는 작은 공기주머니에 의해 생긴다.

이차성 기흉은 일차성 기흉보다 나이가 많은 연령대에서 주로 나타나며 폐 질환 환자에게서 발생한다. 폐 질환 종류로는 결핵, 악성 종양, 폐섬유증, 만성폐쇄성 폐질환(COPD), 폐기종 등이 있다.

일차성 기흉의 발병 원인이 정확하지는 않지만 10대 후반에서 20대에서 주로 발생하며 그 중에서도 키가 크고 마른 체형의 젊은 남성에게서 많이 나타난다.

빠른 성장으로 인해 폐 조직 발달 속도가 폐혈관 발달을 앞지르면서 폐첨부 말단 부위 혈액 공급이 상대적으로 부족해지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기흉의 대표적인 증상은 가슴 통증(흉통)과 호흡곤란이다. 가슴 통증은 갑자기 발생하며 대부분 24시간 내에 통증이 사라진다. 사람마다 가슴 통증을 호소하는 방식은 다른데 보통 등쪽 통증과 날카롭게 찌르는 듯한 증상이 나타난다.

이처럼 기흉 의심 증상이 지속되면 이른 시간 내에 심장혈관흉부외과 전문의에게서 진료를 받는 게 중요하다. 먼저 기흉이 의심되면 흉부 X선 촬영을 진행해 특징적인 소견을 관찰할 수 있다. 이후 추가로 원인 및 기저 폐 질환을 확인하기 위해 흉부 컴퓨터단층촬영(CT)을 시행한다.

기흉의 치료 원칙은 흉강 내에 고여 있는 공기를 제거하고 눌려 있는 폐를 피는 것이다. 보통 기흉 크기가 작으면 산소 치료만으로 호전이 된다. 반면 기흉이 크면 흉강 내에 관을 넣어(흉관 삽입술) 공기를 제거한다.

일반적으로 기흉 수술은 전신마취 후 옆구리 사이에 보통 3개의 작은 구멍을 만들어 흉강경과 수술기구를 넣어 폐에 있는 기낭을 절제한다. 수술 시간은 보통 1시간 미만이고, 입원도 2~7일 정도만 하면 된다.

하지만 최근 기흉 수술법도 발전하면서 지름 2㎝ 정도의 작은 하나의 구멍만 내고 시행하는 최소 침습 수술(단일공 폐엽절제수술)이 이뤄지고 있다.

이를 통해 통증을 줄여 빠른 회복(수술 후 1~2일 입원)과 높은 미용적 만족감을 제공한다. 또한 적응 중에 해당하는 환자에서 전신마취 후 기도 삽관 없이 수술을 진행해 기도 손상, 성대 마비, 인공 환기로 인한 폐 손상, 삽관 후 불편감 등 기도 삽관과 관련된 합병증을 줄일 수 있다.

이준희 고려대 구로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교수는 “기흉은 재발이 잦은데 폐의 다른 쪽이나 양쪽에 기흉이 생기거나 압력 변화에 자주 노출되는 직군(파일럿, 승무원, 전문 잠수사 등)이라면 재발 위험이 높아 수술하는 게 좋다”고 했다.

이 교수는 “기흉은 특별히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데, 기흉이 있는 환자가 담배를 피우면 재발 위험이 20배 이상 높아지므로 반드시 금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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