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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랫말에 숨겨진 일제강점기 대중가요계 친일 행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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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 80년을 앞두고 있어도 친일 문제는 여전히 풀지 못한 난제다. 논쟁은 언제나 현재 진행형이지만 논란에서 한발 비껴서 있는 영역이 있다. 바로 대중가요계다. 문학과 클래식 음악 분야 등 문화계 인사의 친일 행적이 거론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대중가요계의 친일 행위에 대해서는 크게 알려져 있지 않다.
신간 '친일의 시대'는 노랫말을 분석해 일제강점 말기 대중가요에 담긴 친일의 흔적을 살펴본 책이다. 노래 가사를 사료로 삼아 한국 근현대사를 돌아본 '대중가요, 역사로 읽기'(2018)를 펴냈던 저자가 연구 대상을 일제강점기의 '친일가요'와 '군국가요'로 압축했다.
책에 따르면 당대 사회상을 반영하는 노랫말의 검토는 그 시기 사회를 들여다보는 연구다. 일제의 침략 전쟁 확대와 미국과의 태평양 전쟁 패전에 이르는 일제강점 말기에는 일제의 터무니없는 논리가 들어 있는 노래가 대거 발표됐다. 당시 조선은 일제의 전쟁에 동원돼 병참기지가 돼 가고 있었고 친일 강요 등 일제의 강권 통치도 거세졌기 때문이다. 저자는 일제의 식민정책에 동조하는 내용의 가요를 친일가요로, 일제의 침략 전쟁을 찬양하는 내용을 군국가요로 구분하고 친일·군국가요의 노랫말을 통해 당시 일본과 조선 사회의 모습을 읽어낸다.
저자는 서문에서 2009년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원회가 발표한 친일반민족행위자 최종 명단에서 심의 대상에 오른 대중가요 분야 7인 중 4인이 빠진 이유를 접하고 집필을 결심했다고 밝혔다. 그는 '작곡가나 대중가수의 당시 사회적 위상이 낮았다'는 이유로 이들이 등재되지 않은 데 대해 "대중예술이 갖는 파급력과 영향력을 고려했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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