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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의 벽'이란 심리적 장벽을 허문 선수들

입력
2023.07.10 04:30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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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0 육상 기록의 진화

1993년 육상 10,000미터 26분 벽을 허문 케냐 선수 요베스 온디에키. 위키피디아

1993년 육상 10,000미터 26분 벽을 허문 케냐 선수 요베스 온디에키. 위키피디아


미국 육상 영웅 제시 오언스는 1936년 하계올림픽 육상 100m에서 10초 2 세계기록으로 금메달을 차지했다. 그 기록은 1956년까지 20년 동안 건재했다. 즉 1937~56년의 올림픽과 세계육상선수권금메달리스트들은 1936년의 오언스만 못했다. '금세기에는 결코 깨지지 않으리라'던 100m ‘마의 10초 벽’은 1968년 미국 육상선수권에 출전한 짐 하인스(9초 99)에 의해 깨졌다. 2009년 우사인 볼트는 9초 58에 100m를 주파했다.

모든 기록경기의 ‘기록’들은 깨어짐의 숙명 위에 이룩된다. 그게 모두 선수의 공은 아니었다. (훈련)기술의 끊임없는 발전, 자원과 자본 투자 증가, 선수층이 두터워지면서 점차 나아져 온 경쟁의 질, 스포츠 과학의 발전과 장비 품질 즉 소재와 디자인 개선, 영양 등 선수관리시스템 향상 덕에 선수들의 몸 자체도 점차 나아졌다.

환경과 룰의 변화도 무시할 수 없다. 1948년 런던 하계올림픽에서 스타팅 블록이 도입되기까지 스타트 라인의 선수들은 모종삽으로 자기 발에 맞는 구덩이를 파야 했다. 1964년 일본 도쿄올림픽까지 선수들은 콘크리트 트랙에서 달렸다. 콘크리트 트랙은 에너지를 상대적으로 더 흡수해 인조잔디 트랙에 비해 2~3% 기록상으로 불리하다. 64년 미국 선수 “불릿” 밥 헤이스는 세계 신기록 타이기록으로 금메달을 땄지만, 그가 인조트랙에서 달렸다면 이론상 9.76도 가능했을 것이다.

육상 10,000m의 '마의 벽'은 26분대 진입이었다. 1965년 27분대에 들어선 이래 30년 가까이 굳건하던 그 벽은 1993년 7월 5일 노르웨이 오슬로 국제대회(Bislett Games)에서 케냐 선수 요베스 온디에키(Yobes Ondieki)에 의해 깨졌고(26분 58초 38), 바로 1년 뒤 다른 케냐 선수에 의해 또 한번 단축됐다. 하지만 온디에키가 깬 것은 기록을 넘어 심리적 장벽이었다.

최윤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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