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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견'의 반란, 충격의 푸틴...러시아, 대혼돈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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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리더십이 치명상을 입었다. 러시아 민간 용병 기업 바그너그룹을 이끌며 푸틴 대통령에게 충성하던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무장반란을 일으키면서다. 전쟁 중인 국가에서 내분이 벌어진 초유의 상황이었다.
23일 밤(모스크바 시간) 시작된 반란은 24시간 만에 흐지부지 종료됐다. 러시아 우방국인 벨라루스 중재로 '프리고진은 반란을 접고 벨라루스로 떠나고, 푸틴 대통령은 그를 처벌하지 않는다'는 합의를 맺었다.
반란은 끝났지만 푸틴의 위기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러시아의 내부 동요가 불가피하고,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에도 이번 반란이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프리고진은 23일 "군 지도부의 '악'을 막겠다. 이것은 '정의의 행진'이다"라며 반란 작전을 개시했다. "러시아 국방부가 바그너를 공격해 사상자가 나왔으니 복수를 해야 한다"는 게 명분이었다. 우크라이나 점령지에서 출발한 그와 바그너 용병들은 국경을 넘어 모스크바로 북진하며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부 장관, 발레리 게라시모프 참모총장 등에 대한 처벌을 요구했다. 푸틴 대통령 인사권에 대한 도전이었다.
러시아 정부는 모스크바와 모스크바로 가는 길목 도시 보로네즈 등에 대테러 작전을 발동했지만, 바그너를 막지 못했다. 푸틴 대통령은 대국민 연설에서 "반역에 직면했다"며 반란을 공식화한 뒤 "프리고진을 비롯한 가담자들을 엄중 처벌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국제사회는 상황을 숨죽여 지켜봤다. 푸틴 정권의 붕괴 혹은 러시아의 내전으로 이어질 수 있는 긴박한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바그너 용병들은 러시아 남부 도시 로스토프나도누의 군사 거점과 보로네즈를 차례로 장악하며 푸틴 대통령이 있는 모스크바로 돌진했다. 그러나 프리고진은 반란 시작 약 24시간 만에 '진격 중단'을 돌연 선언했다. 모스크바를 약 200km 앞둔 때였다.
푸틴 대통령과 프리고진의 구체적 합의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다. 벨라루스가 "우리가 중재자"라고 주장했을 뿐이다. 양측 모두 "러시아에서 유혈 사태가 벌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는 명분을 댔다. 다만 "강력히 처벌할 것"이라고 엄포를 놨던 프리고진을 몇 시간 만에 순순히 떠나도록 놔둔 점은 푸틴 대통령의 권위에 상처를 냈다.
합의 직후 러시아 정부는 프리고진 및 가담자에 대한 수사를 중단했다. 로스토프나도누에서 작전을 지휘하던 프리고진은 차량을 타고 벨라루스로 떠났다. 반란에 동참하지 않은 바그너그룹 병사들은 러시아 정규군과 정식 계약의 기회를 얻었다.
프리고진의 반란이 우크라이나전쟁에 최종적으로 미칠 영향은 불분명하다. 푸틴 대통령이 향후 어떤 식으로 위기관리에 나설지에 대한 예측이 어렵기 때문이다. 다만 러시아 내부의 취약성과 분열상이 고스란히 밝혀진 만큼 단기적으로는 우크라이나에 유리하게 작용할 전망이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의 보스(푸틴 대통령)가 아무것도 통제하지 못한다는 것을 오늘 전 세계가 보았다"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의 취약성이 드러난 지금 서방이 우크라이나에 전투기 등 무기를 더욱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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