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식주의 실천 의향" 37%…'환경·동물 보호'보단 '내 건강 위해'

채식주의, 고령층이 가장 높아··· "건강을 위해서"

입력
2023.06.17 04:30
수정
2023.06.17 09:58
14면


한국채식연합에 따르면, 2022년 기준 국내 채식 인구는 200만 명이다. 채식 인구가 늘며 ‘비건’ 시장은 이전보다 주목받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동물 원재료를 쓰지 않고 동물 실험을 하지 않은 제품에 부여되는 비건 인증을 받은 식품은 2021년 기준 286개로 2019년 대비 151% 증가한 수준이다. 최근 편의점이나 대형 마트에서도 대체육을 이용한 상품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채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이 시점에서 한국리서치 '여론 속의 여론'팀은 지난 5월 12일 ~ 15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채식과 대체육에 대한 조사를 진행했다.

향후 채식주의 실천 의향은 37%, 1년 사이 14%포인트 증가

그래픽=강준구 기자

그래픽=강준구 기자

이번 조사에서, 채식주의를 ‘실천’ 혹은 ‘지향’하고 있다는 응답은 전체의 16%이다. 특히 60대의 24%가 채식을 실천·지향하고 있다고 답한 반면 18~29세는 9%에 불과해 차이를 보인다.

향후 채식주의를 실천할 의향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전체 응답자의 37%가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지난 2022년 5월 조사 결과와 비교해 보면 채식주의를 실천할 의향이 있다는 응답이 14%포인트 증가했다. 특히 고령층인 60대에서 증가폭이 크게 나타났다.(28%→49%)

그렇다면 어떤 이유로 채식을 실천하고자 할까? 향후 채식주의를 실천할 의향이 있는 이유로는 ‘내 건강을 위해서’가 82%로 가장 높다. 반면, ‘환경 보호를 위해서’(31%), ‘동물 보호를 위해서’(20%) 등 흔히 말하는 가치 소비, 신념과 관련한 응답은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연령별로 살펴보면 40대 이상에서는 80% 이상이 ‘건강을 위해’ 채식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20~30대 역시 ‘건강’ 목적으로 채식할 의향이 있다는 응답이 가장 높았으나 40대 이상에 비해 ‘환경 및 동물권 보호’와 같은 가치·신념의 이유로 채식할 의향이 있다고 답한 비율이 높았다. MZ세대 즉,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채식의 계기가 다양해지고 있음을 나타낸다.

반면 실천할 의향이 없는 이유로는 ‘할 필요성을 못 느껴서’(53%), ‘채식만을 하는 것은 건강에 좋지 않다고 생각해서’(51%)가 가장 많다. 종합해보면 채식은 그간 MZ세대를 중심으로 ‘가치 소비’로써의 주된 트렌드로 자리 잡은 것이라 비춰졌으나 아직은 건강관리에 관심이 높은 고령층이 건강을 목적으로 채식을 실천·지향하고자 한다는 의향이 높다는 것을 보여준다.


2명 중 1명은 ‘식물성 대체육’ 알고 있어

앞서 채식 의향이 작년 대비 14%포인트 증가한 점을 미루어볼 때 채식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대기업들이 비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공세를 펼치고 있다. 비건 레스토랑을 오픈하거나 비건 식품 브랜드를 출시하는 등 최근 식품업계에서 빠질 수 없는 주요 키워드로 ‘식물성 식단’을 꼽을 수 있다.

비건 식품인 ‘대체육’의 한 종류인 ‘식물성 대체육’은 콩이나 밀과 같은 식물성 원재료를 이용하여 만드는 대체 식품이다. 이번 조사에서 2명 중 1명이 대체육과 식물성 대체육에 대해 알고 있다고 답했다. (대체육 56%, 식물성 대체육 53%)

대체육을 구매하거나 먹어본 경험이 ‘있다’는 응답은 전체의 36%이다. 현재 채식을 실천·지향한다는 응답(16%) 대비 높은 수준이다. 특히 여성(42%), 30대(46%)의 경험률이 가장 높다. 구매 이유로는 ‘단순한 호기심으로’ 대체육을 구매했다는 응답이 53%로 가장 높고 ‘채식이 건강에 좋다고 생각해서’(37%)가 뒤를 이었다.


대체육을 구매하지 않은 이유로는 ‘구매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해서’(50%)가 가장 많다. 다음으로 ‘대체육을 정확하게 알지 못해서’(39%), ‘맛이 없을 것 같아서’, ‘주변에 대체육을 파는 곳이 없어서’(각각 31%) 등의 순이다. 구매자 중 다수가 단순 호기심이나 건강관리를 이유로 대체육을 구매한 반면, 구매하지 않은 이들에겐 대체육의 필요성이나 접근성이 낮은 것으로 보인다.

응답자 전체의 58%가 향후 식물성 대체육을 구매할 의향이 ‘있다’고 말한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여성(63%)이 남성(53%)에 비해 구매 의향률이 높았다. 또한, 연령별로는 50, 60대의 구매 의향률이 높은 반면(각각 64%) 20대의 의향률은 46%에 그쳐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이다. 고령층의 채식 의향률이 높았던 것과 마찬가지로 고령층의 식물성 대체육 구매 의향이 저연령층 대비 높은 편이다.


'대체육 제조 과정 및 재료에 대한 투명성이 있어야 한다’ 90% 이상

대체육에 대한 향후 구매 의향은 대체육에 대한 기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이번 조사에서 10명 중 7명은 대체육의 환경 및 동물권 보호 역할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대체육은 환경문제 해결에 도움이 된다’(73%), ‘대체육을 구매함으로써 동물권을 보호할 수 있다’(72%)) 이는 대체육이 육류 소비의 부정적인 측면을 해결하는 데에 기여할 것이라는 기대를 보여준다.

그러나 이러한 기대에도 불구하고 대체육이 대중화되기 위해선 몇 가지 넘어야 할 것이 분명히 존재한다. 먼저, 대다수가 식품 안전성과 제조 과정의 투명성을 매우 중요한 사안으로 보고 있다. ‘제조 과정 및 재료에 대한 투명성이 있어야 한다’(91%), ‘대체육 내 첨가물과 인공 조미료가 최소화되어 있어야 한다’(81%), ‘대체육의 유통기한이 충분히 길어야 한다’(79%) 등 다수가 식품 특성상 제조 과정의 신뢰성과 안전성을 우선시하고 있다.

또한 대체육은 기존 육류 대비 ‘맛, 식감이 비슷해야 한다’(87%), ‘저렴해야 한다’(84%)에 전체 응답자의 80% 이상이 공감한다. 이어 ‘대체육이 비싸도 향후 구매 의향이 있다’에 대해서는 35%만이 동의한다. 즉, 대체육 소비를 진작시키기 위해서는 기존 고기의 맛과 식감을 살리며 진입장벽을 낮추고 적당한 가성비를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번 조사를 통해 향후 채식을 실천할 의향이 전 연령층에 걸쳐 높아지고 있음을 확인했다. 또한 기존 육류 위주의 식습관을 벗어나 ‘식물성 대체육’을 향후 구매할 의향이 있다는 의견 또한 58%로 낮지 않은 수준이다. 다만 ‘대체육’에 대해서는 대다수가 경험해보지 못한 상황이며 단순한 호기심으로 구매했다는 의견이 다수인 것으로 보아 일회성 구매로 끝날 가능성도 존재한다. 대체육 시장이 지속적으로 확장되기 위해서는 기존 육류를 대체할 수 있는 수준의 맛과 식감, 보장된 식품의 안전성과 신뢰성, 저렴한 가격을 형성해야만 할 것으로 보여진다. 무엇보다 다양한 소비 목적을 가진 MZ세대뿐만 아니라 건강을 위한 고령층의 관심 또한 고려할 필요가 있다.



이아영 한국리서치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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