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내는 기사
"공공지출 삭감은 대가를 요구한다"
이미 가입된 회원입니다.
만 14세 이상만 회원으로 가입하실 수 있습니다.
2017년 6월 14일 영국 런던 서부 노스켄싱턴 그렌펠타워(Grenfell Tower) 아파트 화재로 주민 72명이 숨지고 70여 명이 크게 다쳤다. 2차대전 이후 최악의 영국 주택 화재였다.
그렌펠타워는 1967년 건립된 영국식 공공임대 즉 시의회주택(council housing). 켄싱턴-첼시지구 의회는 부동산 관리업체를 설립해 운영 일체를 맡겼다. 업체는 스프링클러 시설도 없는 노후 아파트를 여러 차례 개보수하며 비용절감을 위해 값싼 가연성 내외장재를 썼다. 126가구 약 600명의 입주민은 대부분 중동-아프리카 이민자 등 저소득층이었다.
불은 4층 한 가구 냉장고 과열로 새벽 0시 54분에 시작됐다. 화재경보기에 잠이 깬 주민들의 신고로 약 6분 뒤 첫 소방차 2대가 도착했다. 소방당국은 고층아파트 화재 표준 매뉴얼에 따라 ‘stay-put(자리 지키기)’ 즉, 각 가정에서 창문과 문을 닫고 침착하게 구조대의 안내를 받으라는 지침을 방송으로 고지했다. 대다수 아파트가 층별 구역별 방화벽과 방화문으로 나뉘어 일정 시간 불과 연기 확산을 차단할 수 있으므로, 무질서하게 대피하는 것보다 진화 및 구조에 효율적인 조치였다.
하지만 그렌펠타워의 방화벽은 제 구실을 하지 못했다. 불과 연기는 건물 외벽과 계단실, 환풍구등을 통해 아파트 전체로 금세 확산됐고, 소방차 40여 대와 소방관 200여 명이 투입됐지만 속수무책이었다. 소방당국은 발화 1시간여 뒤에야 주민 긴급대피를 지시했다. 시신 10구는 계단에서 발견됐고 4명은 추락사했다
공공지출 삭감에 박차를 가하던 테레사 메이 당시 총리와 보수당 정부는 궁지에 몰렸고, 의회주택에 대한 전면적인 재점검이 이뤄졌다. 대규모 수사와 재판 공방도 이어졌다. 사고 직후 인터뷰에서 제레미 코빈 노동당 대표는 “공공지출 삭감은 반드시 누군가에게 대가를 요구하는 법”이라고 말했다.
신고 사유를 선택해주세요.
작성하신 글을
삭제하시겠습니까?
로그인 한 후 이용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구독을 취소하시겠습니까?
해당 컨텐츠를 구독/취소 하실수 없습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