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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가, 용병 떠난 격전지, 러시아 본토까지... ‘대반격’ 앞두고 전운 최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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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에 대한 우크라이나의 대반격 작전 개시 징후가 잇따르면서 전운도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 우크라이나 주택가와 러시아 용병그룹이 떠난 격전지는 물론, 러시아 국경 안쪽 내륙에서까지 두 나라가 공습을 주고받으면서 전쟁 양상도 최근 들어 가장 격화하는 모습을 띠고 있다. 어린이를 포함한 민간인 사상자도 하염없이 늘어나고 있다.
3일(현지시간) 미국 CNN방송은 “우크라이나 동부 격전지 바흐무트의 전세가 뒤집히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달 20일쯤 바흐무트는 러시아의 민간용병기업 바그너그룹에 의해 사실상 점령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바그너의 수장인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같은 달 25일 점령지를 러시아 정규군에 맡기고 용병들을 이달 1일까지 전부 철수시키겠다고 발표한 이후 상황이 달라졌다.
실제로 우크라이나군은 바흐무트 탈환을 위해 파상공세를 퍼붓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바흐무트에 주둔하던 용병 인력의 99%가 철수한 가운데, 우크라이나 지상군의 올렉산드르 시르스키 사령관은 이날 텔레그램에서 “러시아군이 (바흐무트 부근에서) 상당한 손실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바그너그룹한테서 바흐무트를 넘겨받은 러시아 정규군이 이대로 우크라이나군에 밀릴 경우, ‘점령지’가 다시 격전지로 바뀔 수 있다는 것이다.
같은 날 우크라이나 중부 도시 드니프로는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으로 쑥대밭이 됐다. AFP통신은 드니프로 주택가에 미사일이 떨어져 2층 건물 2채와 단독주택 10채가 파괴됐다고 전했다. 이날 공습으로 1명이 사망하고 20여 명이 다쳤다.
가장 큰 피해자는 어린이들이었다. 이날 밤 구조대는 미사일로 파괴된 건물 잔해 밑에서 첫 번째 사망자를 발견했다.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갓 2세가 된 여자아이’였다. 세르히 리삭 드니프로페트로우스크 주지사는 텔레그램을 통해 “집계된 부상자 22명 중 5명이 어린이였다”며 “병원으로 급히 옮겼지만 그중 셋은 중태에 빠졌다”고 했다.
친(親)우크라이나 무장세력의 러시아 본토 타격도 이어지고 있다. 러시아 국경지대인 벨고로트주의 바실레브 글라드코브 주지사는 지난달부터 이 지역에 대한 포격과 드론 공습으로 민간인 5명 이상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또 러시아가 2014년 우크라이나로부터 강제로 빼앗은 크림반도 상공에서 최소 9대의 드론이 이날 대러시아 공격을 시도하기도 했다고 CNN방송이 전했다. 러시아측 크림반도 행정수반은 “5대는 요격했고, 다른 4대도 우리의 방해로 목표물을 맞추지 못했다”고 밝혔다.
문제는 벨고로트 공격을 둘러싼 논란이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우크라이나에 지원한 무기가 사용됐다는 의혹이 이번 전쟁의 또 다른 변수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벨고로트 공격을 이끈 민병대 ‘러시아자유군단(FRL)’ 등은 지뢰방호장갑차(MRAP) 7대를 동원했다. 그런데 이 중 3대는 미국이, 4대는 폴란드가 우크라이나에 각각 제공한 것으로 파악됐다. FRL이 올린 사진에는 벨기에와 체코에서 지원한 소총, 서방 군대에서 사용하는 AT-4 대전차 미사일의 모습도 담겼다.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이와 관련, 무응답으로 일관했다고 WP는 전했다.
마크 캔시언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 고문은 “우크라이나는 여기에 분명 연루돼 있다”며 “앞으로도 무기 지원에 대한 합의가 잘 지켜질지, 그리고 서방이 이를 어디까지 용인할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등 서방이 무기를 지원하면서 내건 ‘러시아 본토에서의 공격을 조장·허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조건을 우크라이나가 어겼다고 충분히 의심할 만한 정황이라는 얘기다. WP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3일 미 월스트리트저널 인터뷰에서 “대반격 작전 준비가 완료됐다”고 공언한 사실을 거론하면서, “서방의 우크라이나 지원이 계속될지 귀추가 주목된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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