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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용병그룹, 바흐무트서 철수 시작… “빈자리 채울 러시아군 시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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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동부 바흐무트에서 격전을 이끌었던 러시아 민간용병기업 바그너 용병그룹이 현장에서 철수하기 시작했다. 러시아 정규군이 그 자리를 대신하게 되면서 이를 두고 “러시아군이 새로운 시험대에 올랐다”는 분석이 나온다. 게다가 최근 들어 러시아 본토 곳곳이 우크라이나 측의 공격을 잇따라 받고 있어 러시아군으로선 ‘바흐무트 점령’이 오히려 독이 되는 분위기다. 러시아는 벨라루스 전술핵 배치 등 핵위협 카드를 꺼내며 맞서고 있다.
2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바그너그룹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은 이날 텔레그램을 통해 “우리는 바흐무트에서 전투원들을 철수하기 시작했다”며 “바그너는 다음 달 1일까지 바흐무트를 떠나 훈련 캠프로 향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바그너는 지난해 10월 러시아의 바흐무트 점령 작전에 본격 투입됐다. 특유의 ‘인해전술’로 수만 명의 사상자를 내면서까지 버틴 끝에 러시아 정규군의 재충전 시간을 벌어 줬다. 러시아 내에선 바그너가 바흐무트 함락의 일등공신으로 평가되고 있다.
그러나 바그너가 빠진 자리를 러시아 정규군이 채우게 되는 건 이번 전쟁의 큰 변수가 될 공산이 크다. 러시아 정규군의 전력이 바그너에 못 미치는 탓이다. 러시아 독립매체인 ‘메두자’ 소속 드미트리 쿠즈네츠는 “바그너의 철수에 따른 격차를 메우려면 예비군을 더 동원하는 등 상당히 많은 병력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NYT는 “러시아에서는 무자비하고 의사결정이 빠른 바그너가 러시아 정규군이 닮아야 할 일종의 ‘롤모델’로 인식되고 있다”고 전했다.
미 워싱턴포스트도 “러시아군이 지금은 바흐무트를 통제해도 계속 그럴 순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바흐무트 탈환을 위한 우크라이나군의 반격이 유력하다는 이유다. 미 싱크탱크 랜드연구소의 다라 마시코 연구원은 “바흐무트 변두리엔 아직 많은 우크라이나군 병력이 있다. 우크라이나 영토 내 러시아 점령지는 안정적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실제로 우크라이나군은 바흐무트 도심을 러시아에 대부분 빼앗겼으나, 포격에 유리한 인근 고지대를 점령한 상태다. 올렉산드로 시르스키 우크라이나 동부 사령관은 “우크라이나군의 새로운 목표는 바흐무트를 둘러싸는 전술적 포위”라고 설명한 바 있다.
특히 바그너에 대한 러시아군의 의존도는 더 커지고 있다. 일단 러시아군 내에서 탈영자가 급증하는 등 사기가 크게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프리고진이 “탄약이 떨어졌다”며 추가 지원을 요구할 때 러시아 국방장관 등을 수차례 질타한 탓에 눈밖에 났다는 얘기도 나오지만, 결국엔 바그너 용병들을 재배치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도 많다. 프리고진도 이날 “새로운 임무를 받기 전 충분히 휴식하고 준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쿠즈네츠는 “바그너그룹은 추후 바흐무트를 둘러싼 지역이나 우크라이나 남부로 파견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런 가운데, 러시아는 바흐무트 점령 이후 되레 본토를 여러 차례 공격당하며 열세에 몰리는 모습도 보이고 있다. 전날 러시아 타스통신은 국경 지대인 러시아 남부 로스토프주 모로좁스크 지역이 우크라이나군의 미사일 공격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앞서 러시아가 공개한 러시아 남서부 크라스노다르주의 석유 저장고 드론 폭격(4일), 서부 벨고르드 공격(22, 23일)의 배후도 우크라이나로 꼽히고 있다. 또, 크림반도 연안에 배치된 러시아 해군 흑해함대의 정보함이 우크라이나 자폭무인정의 공격을 받는 영상도 공개됐다고 미 CNN방송은 전했다.
러시아는 핵위협 수위를 끌어올리는 모습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3월 언론 인터뷰에서 밝혔던 ‘벨라루스 내 전술핵 배치’를 공식화하는 협정에 이날 서명했다. 러시아의 전술핵 국외 배치는 1996년 이후 27년 만이다. 푸틴 대통령의 최측근인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은 26일 서방이 우크라이나에 핵무기를 제공할 경우, 러시아도 이를 제거하기 위해 핵무기로 선제타격을 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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