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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잇단 위기 신호… 본토 뚫리고, 용병그룹 수장은 또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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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외부의 공격'과 '내부 분열'이라는 위기 상황을 동시에 맞고 있다. 최근 우크라이나 연계 세력에 의해 본토가 연이어 공격을 받고 있는 가운데, 그동안 주요 전선에서 전투 역할을 수행해 온 용병그룹 수장은 '계엄령 선포' 필요성을 언급하며 러시아 정부에 공개 반발했다. 일각에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리더십이 붕괴되고 있다는 신호"라는 분석까지 나온다.
우선 러시아 본토 상황이 이달 들어 심상치 않아졌다. 지난 3일 새벽(현지시간)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 크렘린궁에 대한 무인기(드론) 2대의 공격 시도가 대표적이다. 당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푸틴 대통령 암살을 위해 보낸 것으로, 모두 격추했다"고 했고, 우크라이나는 "(확전 명분으로 삼으려는) 러시아의 자작극"이라고 해명했다. 러시아 주장대로라면, 러시아의 심장부를 지키는 방공망이 뚫린 셈이다.
실제 분위기도 그렇다. 24일 미국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미 정보당국은 해당 사건에 대해 "우크라이나 특수·정보부대의 비밀 작전이었을 가능성이 크다"는 잠정 결론을 내렸다. 드론 공격 시도 직후의 우크라이나·러시아 관리들의 통신 내용을 각각 도감청한 결과, 복수의 우크라이나 관리들이 '드론 공격은 우크라이나의 작전'이라는 걸 인지하고 있었다는 게 핵심 근거다. 지난해 2월 개전 이후 러시아 수도가 처음으로 우크라이나 측의 공격을 받았다는 얘기가 된다.
특히 최근 들어선 부쩍 러시아 영토 곳곳이 기습을 당하는 모습이다. 러시아 연방보안국(FSB)은 25일 "우크라이나 해외정보국의 사보타주(비밀파괴공작) 그룹이 상트페테르부르키 지역의 레닌그라드 원자력발전소 등에 대한 테러 공격을 벌였다"고 밝혔다. 또 2014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한테서 강제로 뺏은 크림반도에서도 우크라이나군은 24일(무인정)과 25일(드론) 기습 공격을 감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군은 "모든 공격을 격퇴했다"고 발표했다.
접경 지역도 불안정한 상태다.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러시아 반군단체 '러시아의용군'은 이날 우크라이나 동북부 수미주(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러시아는 국경 지역에서 우리의 공격을 다시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영국 BBC방송은 전했다. 앞서 이들은 '러시아자유군단'과 함께 22, 23일 러시아 서부 벨고로드주로 진격해 러시아군과 교전을 벌인 바 있다.
러시아의 혼란은 '모스크바 국방부 청사 화재' 소동에서도 엿보인다. 러시아 국영 타스통신은 이날 "국방부 건물에서 화재가 발생해 구조대가 현장에서 작업 중'이라고 타전했다가, 이후 "비상사태부 확인 결과, 화재는 없었다"고 전했다. 단순 해프닝일 수 있지만, 러시아 사회가 제대로 통제되고 있지 않다는 해석도 가능한 대목이다.
러시아 정부와 민간용병기업 '바그너그룹'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 간의 불화도 커지는 조짐이다. 프리고진은 이날 한 러시아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정부에 대한 불만을 쏟아냈다.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의 딸이 애인과 두바이에서 휴가를 보낸 것을 거론하며 "엘리트층 자녀들의 이런 무신경함 때문에 군인들이 먼저 봉기하고 그들의 가족도 봉기하면, 이는 1917년과 같은 혁명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 것이다.
자신의 존재감을 키우려는 '독한' 발언은 계속됐다. 프리고진은 "지배 엘리트들이 전쟁에서 이기기 위해 과감한 조취를 취하지 않는 한, 러시아는 추가적인 좌절에 직면할 것"이라며 "(이제라도) 크렘린궁은 더 많은 전사를 소집하고 계엄령을 선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푸틴 대통령은 이번 전쟁으로 우크라이나를 '비무장화'하는 데 실패했다. 우크라이나를 강하게 하는 역효과만 초래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프리고진과 쇼이구의 갈등이 20년간 공고하게 구축된 푸틴의 권력 체계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푸틴 대통령의 연설비서관 출신인 압바스 갈랴모프도 "푸틴이 둘(프리고진과 쇼이구) 사이를 통제할 리더십이 없다는 게 이번 갈등을 통해 드러났다"며 "푸틴의 수직적 권력이 무너지고 있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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