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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억 달러나?" 미국, 우크라 지원 무기 가격 ‘과대평가’...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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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지원한 군사 무기의 금액을 실제보다 ‘30억 달러(약 4조 원)’ 이상 비싸게 계산한 것으로 드러났다. 미 국방부는 회계처리 실수라고 밝혔지만, 책정 예산을 거의 다 써가는 상황에서 추가 예산을 확보하기 위한 일종의 꼼수가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도 따라붙었다.
1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국방부 고위 관계자 등을 인용해 지난 3월 정기 감사 과정에서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보도했다. 사브리나 싱 국방부 부대변인은 “우크라이나 군수품 일부에 순장부금액(취득원가에서 감가상각액을 뺀 금액) 대신 대체원가를 적용하는 등 가치를 과대평가했다”고 인정했다. 우크라이나에 보낸 구형 장비를 신형 기준으로 가격을 매겨 예산에 반영했다는 것이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또 “M777 곡사포의 교체 비용을 첨단 무기인 하이마스(HIMARS·고속기동포병다연장로켓시스템) 금액으로 산정해 7,500만 달러(약 1,000억 원)의 차이를 내기도 했다”고 전했다.
미국 국방부의 ‘실수’는 결과적으로 바이든 행정부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을 위해 미국이 지난해 편성한 약 400억 달러대의 예산은 올해 여름이면 고갈될 위기였다. 의회의 예산 승인은 통상 연말에야 이뤄지므로 그사이 군수품 지원이 끊길 수도 있었다. 그런데 국방부의 회계 오류가 드러나면서 약 27억 달러였던 지원 예산 잔고가 거의 두 배로 불어나게 된 셈이다. 의회전문매체 더힐은 “바이든 정부가 가까운 미래에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추가 지원 승인을 의회에 요청할 필요가 없다는 의미”라고 짚었다.
의회에서는 국방부가 이런 기본적이고도 치명적인 실수를 알아차리는 데 15개월이나 걸렸다는 사실에 의구심을 나타내고 있다. 미 뉴욕타임스는 “우크라이나 지원 예산이 소진돼도 군사 지원을 유지하기 위한 (국방부의 의도적) 방안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고 전했다. 공화당 소속인 마이클 매콜 하원 외교위원장과 마이크 로저스 하원 군사위원장은 공동성명을 내고 “30억 달러 규모의 회계 오류가 두 달 전 발견돼 오늘에서야 의회에 보고된 것은 큰 문제”라며 “이 돈을 올해 남은 회계연도에 지원하는 대신 (우크라이나가 올해 봄에 준비한) 대반격을 위한 무기 확보에 썼다면 더 좋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국방부의 회계 처리 방식 자체에 고질적인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WSJ는 “연간 예산이 약 8,600억 달러인 국방부는 오랫동안 회계 오류에 시달렸다”며 “부서 전체가 제대로 된 감사를 받은 적 없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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