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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의사면허취소법'이 과하다며 개정 나선 복지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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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제 윤석열 대통령의 간호법 거부 직후 열린 보건복지부 브리핑에서 조규홍 장관이 “모든 범죄에 금고 이상의 형을 받는 경우 의사면허를 취소하는 것은 과도하다는 여론이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법 개정 방향에 대해 당정 협의를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지난달 27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의사면허 취소법(의료법 개정안)에 대해 재개정을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다른 전문 직역들에 동일 적용돼온 결격사유인데 왜 유독 의사에게만 과도하다는 건지 이해하기 어렵다.
의사는 살인, 강도, 성범죄를 저질러도 병원으로 돌아갈 수 있다. 현행 의료법의 면허 취소 사유가 진료비 허위 청구, 마약류관리법 위반 같은 일부 특정 범죄로 제한돼 있어서다. 환자를 강제 추행한 의사가 징역형을 선고받고도 몇 개월 만에 버젓이 다시 진료를 보는 등 환자 안전이 위협받는 현실에 공분이 일자 국회 보건복지위는 2021년 2월 범죄 종류와 관계없이 금고 이상 형을 받으면 의사면허를 취소하도록 규정한 의료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변호사, 회계사, 법무사 등 많은 전문직에서 이미 금고 이상 형이 결격사유인 걸 감안하면 오히려 늦었다.
그런데도 의사단체들은 개정안이 “부실 법안”, “악법”이라며 재개정을 압박하고 있다. “직업 선택의 자유권을 침해하는 과잉입법”, “의료 행위의 자유를 말살하는 위헌”이라고 주장하는데, 환자가 범죄자에게 진료받을 우려를 없애는 것보다 범죄자에게 의사로 일할 자유를 보장하는 게 우선이란 말인가. 더구나 개정안은 의료행위 중 과실로 처벌받을 땐 면허 취소를 면하는 예외도 인정하고 있다. 개정안 때문에 “방어적인 진료를 할 수밖에 없을 것”이란 주장 역시 범죄와 무관한 대다수 의사가 동의할지 의문이다.
간호법을 두고 노골적으로 의협 손을 들어준 조 장관이 의사면허 취소법까지 바꾸겠다니 정부가 중립을 지키지 않는다는 비판이 나올 수밖에 없다. 치우친 ‘여론’에만 귀를 기울이는 건 아닌지 되돌아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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