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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을 원하거든 참사를 기억하라"… 200일 추모 촛불 문화제

입력
2023.05.16 21:34
수정
2023.05.16 22:15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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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족, 광장 분향소 앞 '159+1배'
희생자와 분신 노동자 함께 기려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도 참석

이태원 참사 200일인 16일 서울광장 분향소 옆 세종대로에서 평화의나무 합창단이 추모 문화제에 참석해 공연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태원 참사 200일인 16일 서울광장 분향소 옆 세종대로에서 평화의나무 합창단이 추모 문화제에 참석해 공연하고 있다. 연합뉴스

16일은 이태원 참사 200일이다. 유족들은 200일 전이나 지금이나 똑같다고 입을 모은다. 줄기차게 진상규명 특별법 제정을 촉구했지만 메아리뿐인 외침이다. 참사 100일을 하루 앞둔 지난 2월 4일 유족들이 서울광장에 설치한 분향소는 여전히 언제 철거될 지 모르는 처지다. 서울시가 불법 시설물이란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서다. 참사 책임자 처벌도 지지부진하다. 검찰은 김광호 서울경찰청장 기소 여부에 대해 4개월째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재판에 넘겨진 이임재 전 서울 용산경찰서장과 박희영 용산구청장은 법적인 잘못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10ㆍ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와 시민대책회의는 ‘아무것도 달라진 게 없는’ 참사 200일을 맞아 서울광장 분향소 인근에서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추모 촛불 문화제를 열었다. 오후 5시, 159배에 1배를 더한 160배로 추모제의 시작을 알렸다. 참사 희생자 159명을 비롯해 지난 1일 노동절에 분신 사망한 건설노동자 고 양회동씨도 함께 기리겠단 의미를 담았다. 160배를 마친 유족들이 오후 6시쯤 건설노조 집회가 진행되는 세종대로 무대 앞으로 합류하면서 사실상 ‘합동추모제’가 진행됐다.

고 송채림씨 아버지인 송진영 유가족협의회 대표 직무대행은 “아이들이 하늘의 별이 된 지 200일이 지났지만 저희는 아직 왜 이런 일을 겪어야 했는지 알지 못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정부의 무시와 멸시에도 불구하고 강하게 연대해 나가겠다”며 “‘안전을 원하거든 참사를 기억하라’는 말을 기억하고 진상규명을 향해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시민 60여 명으로 구성된 ‘평화의 나무 합창단’의 추모공연이 이어졌다. 합창단은 직접 만든 추모곡 ‘이태원의 참사’ 등 8곡을 불렀다. 20여 명의 유족들은 한 손에 촛불을 든 채 다른 손으로는 연신 흐르는 눈물을 닦으며 서로를 위로했다.

유족들은 17일 광주로 출발해 18일 5ㆍ18 광주 민주화운동 기념행사에 참석한다. 오는 20일에는 서울광장 인근에서 ‘200일 시민추모대회’를 열 계획이다.

김소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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