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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50대 주로 발생하는 노안·백내장·원시 어떻게 다를까?

입력
2023.05.05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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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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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40~50대)이 되면 먼 거리에 있는 물체는 잘 보이지만 가까운 물체가 이전만큼 뚜렷하게 보이지 않는 증상이 나타난다. 노화가 진행되면서 눈에도 ‘노안’이 찾아오기 때문이다.

자연스러운 노화 현상의 일환인 만큼 누구에게나 생길 수 있다. 하지만 우리가 노안이라고 부르는 눈의 퇴행성 변화는 크게 노안ㆍ백내장ㆍ원시 등이다. 각각의 증상과 치료법이 다른 만큼 차이점과 공통점을 파악하는 게 눈 건강 관리에 중요하다.

◇노안, 수정체 조절력 저하 때문

눈은 각막ㆍ홍채ㆍ수정체ㆍ망막으로 이뤄졌다. 각막으로 빛이 들어오면 홍채에서 그 양을 조절하고, 볼록렌즈 모양의 수정체가 빛을 굴절해 안구 가장 안쪽에 위치한 망막으로 전달한다.

이 중 수정체는 먼 거리를 볼 때 얇아지고, 가까운 거리를 볼 땐 두꺼워지면서 빛 굴절 정도를 조절한다. 이로써 물체와 거리가 변해도 망막에는 정확한 상이 맺힌다.

그러나 노화가 진행되면 수정체를 볼록렌즈 모양으로 변형시키는 섬모체소대의 수축력이 감퇴하고 수정체 자체 탄력성도 줄어든다. 이에 따라 조절력이 떨어져 가까운 거리를 보더라도 수정체가 두꺼워지지 않는다. 이로 인해 근거리 시력이 떨어지는 노안이 발생하게 된다.

◇수정체가 혼탁해지는 ‘백내장’, 굴절 이상은 ‘원시’

백내장은 수정체가 혼탁해지는 질환이다. 이 질환이 있으면 눈으로 들어온 빛이 혼탁한 수정체를 제대로 통과하지 못한다. 결과적으로 망막에 상이 제대로 맺히지 않고, 시야가 뿌옇고 침침해지는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수정체 자체의 문제로 인한 백내장과 달리, 노안은 수정체 조절 능력이 떨어지는 게 감퇴가 주원인이다.

김미금 서울대병원 안과 교수는 “백내장은 시력이 전체적으로 떨어지고 안경으로 교정하기 어려운 반면, 노안은 근거리 시력만 저하되고 안경·렌즈 등으로 교정할 수 있다”고 했다. 한편 노안이 있는 상태에서 후천성 백내장까지 발생하면 수정체 탄력성이 더 떨어져 노안이 악화한다.

원시는 안구 길이ㆍ굴절력 약화 등으로 인해 생긴 굴절 이상 상태를 말한다. 노안과 마찬가지로 먼 거리는 잘 보이지만 가까운 거리는 잘 보이지 않는 증상이 나타난다. 그러나 원시는 나이가 들면서 발생하는 질환이 아니라는 점에서 노안과는 차이가 있다. 원시를 가진 사람에게 노안이 발생하면 근거리 시력이 더욱 악화될 수 있다.

노안용 다초점 렌즈 특징

노안용 다초점 렌즈 특징


◇노안ㆍ백내장 동시 진행되면 ‘노안용 다초점 인공 수정체’ 삽입

노안이 발생하면 다초점 안경이나 돋보기를 착용해 근거리 시력을 교정한다. 콘택트렌즈가 익숙한 환자는 노안 전용 콘택트렌즈를 권하기도 한다. 만약 백내장과 노안이 같이 진행됐으면 백내장 수술 시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단초점 인공 수정체가 아닌 ‘노안용 다초점 인공 수정체’를 삽입해 노안을 함께 치료한다.

다초점 인공 수정체는 근거리 혹은 원거리 중 하나의 시력만 교정할 수 있는 단초점 인공 수정체와 달리 멀고 가까운 거리의 시력을 모두 교정할 수 있다.

반면 다초점 인공 수정체는 특수 처리됐기에 빛 번짐과 눈부심이 단초점 인공 수정체보다 심하며, 원거리가 흐릿하게 보일 수 있다. 이에 따라 밤에 운전을 주로 하는 직업군에게는 다초점 인공 수정체를 추천하지 않는다.

한편 노안 자체를 치료하기 위해 각막을 변형시키거나, 각막에 물질을 삽입하는 수술을 시행하기도 한다.

김미금 교수는 “노안으로 수정체의 기능이 많이 떨어졌다면 각막 교정 수술 효과가 떨어질 수 있고, 드물게 각막 침착 등 합병증이 생길 수 있어 우선적으로 권하는 치료법은 아니다”고 했다.

◇시력 교정 않으면 두통과 피로감… 렌즈 삽입 시 적응 시간 필요

안경ㆍ렌즈 등으로 시력을 교정하지 않더라도 노안이 악화되지 않는다. 노안은 노화로 인해 생긴 질환이기 때문이다. 다만 시력이 저하된 상태에서 교정 없이 생활하면 눈이 쉽게 피곤해지고 나아가 두통이나 피로감이 생길 수 있다.

한편 다초점 인공 수정체나 다초점 안경을 착용해 잦은 초점 변화가 발생하는 것이 시력을 악화한다고 염려하기도 한다. 성장기에 안경을 자주 쓰고 벗는 등 초점 변화가 잦으면 시력에 악영향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성장이 끝난 뒤에는 초점 변화에 따른 시력 악화는 없다.

다만 노안용 다초점 렌즈는 특수한 렌즈인 만큼 적응 기간이 필요하며, 사용이 불규칙하면 적응하기 어렵고 눈 피로가 생길 수 있다. 이로 인해 규칙적인 사용을 권장한다.

◇눈 수술 이력 있으며 도수 오차 생길 수 있어

과거 망막 중심부 수술을 한 적이 있거나 망막전막증(망막 표면에 반투명 막이 생성된 질환)·녹내장 등이 있으면 노안 수술이 불리하다. 눈에 이상이 있으면 대비 감도가 떨어지는 다초점 인공 수정체는 오히려 잘 보이지 않을 수 있기에 단초점 인공 수정체를 우선적으로 권유한다.

한편 과거 라식·라섹 등 시력 교정 수술을 받았거나, 다초점 인공 수정체 삽입 시 빛 번짐 증상이 심해질 수 있다.

또한 다초점 인공 수정체는 도수 오차가 없을 때 좋은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데, 시력 교정 수술을 받으면 도수 오차가 생기기 쉽다.

김미금 교수는 “시력 교정술을 한 적이 있으면 노안 수술 만족도가 떨어질 수 있으므로 전문가와 충분히 상담한 뒤 수술을 결정해야 한다”고 했다.

◇산화 스트레스 막는 건강한 식습관이 노안 예방

노안을 늦추려면 몸의 노화 속도를 늦추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노화의 주원인은 ‘산화 스트레스’다. 이를 낮추려면 곡물·콩·채소·과일을 주로 섭취하고 지방·육류·술은 피하는 식습관을 가져야 한다. 또한 과식을 삼가고 적절한 열량 섭취와 적당한 운동을 함께 시행하는 게 중요하다.

김미금 교수는 “즐겁게 살면 스트레스가 적어져 노화 속도를 늦추는 데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며 “노안은 완벽히 치료되지 않지만 생활에 큰 불편이 없을 정도로는 치료 가능한 질환이기에 너무 염려하지 말고 안과 의사와 상담하면 된다”고 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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