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단독

'무릎 건강 지키기', 허벅지 근육 강화가 핵심

입력
2023.04.29 08:10
구독

무릎의 평균 수명이 60년 정도여서 60대가 되면 퇴행성 관절염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 게티이미지뱅크

무릎의 평균 수명이 60년 정도여서 60대가 되면 퇴행성 관절염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 게티이미지뱅크

빠른 고령화로 인해 2070년이면 인구 절반은 65세 이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노년기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대표적인 질환은 ‘무릎 관절염’이 가장 먼저 꼽힌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2022년 퇴행성 관절염 환자는 417만8,974명이며, 전체 환자의 83.5%가 60세 이상이었다. 남성 환자가 140만3,000여 명, 여성 환자가 277만6,000여 명으로 여성이 2배가량 많았다.

퇴행성 관절염은 관절을 보호하는 연골이 손상되거나 퇴행성 변화가 생기면서 발생하는 질환이다.관절을 보호하고 연골이 손상되면 통증과 염증을 유발한다. 문제는 연골은 신경세포가 없어 손상돼도 아프지 않아 무릎이 아팠다 안 아팠다를 반복하며 통증이 경미한 상태로 악화된다. 그러다 연골이 다 닳아 뼈끼리 부딪치면 극심한 무릎 통증을 일으킨다. 이 때문에 어느 날 갑자기 아픈 것이라고 여긴다.

관절전문병원인 바른세상병원 서동원 원장(정형외과ㆍ재활의학과 전문의)은 “한 번 손상된 연골은 저절로 재생되지 않고, 연골 손상이 시작되는 순간부터 증상이 점차 악화되는 진행형 질환이기에 관절염은 조기 진단과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고 했다.

“경미한 통증이라 하더라도 무릎 통증이 반복된다면 병원을 찾아 조기 진단과 치료로 무릎 관절염이 더 나빠지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서 원장은 덧붙였다.

◇무릎 관절염 원인…나이ㆍ가족력ㆍ비만ㆍ외상 등 다양

관절염은 잘못된 생활 습관 및 과다 사용 등에 의한 퇴행성 변화 외에도 운동 손상을 방치하다 관절염으로 악화됐거나, 비만이나 유전 등의 이유 등으로도 생길 수 있다.

관절염 원인이 되는 대표적인 자세가 쪼그리고 앉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좌식 생활 문화는 퇴행성 관절염 발병률을 높이는 원인이 된다. 무릎을 꿇거나 쪼그려 앉게 되면 서 있을 때보다 무려 7~8배의 하중이 무릎에 가해지기 때문이다.

외상이나 운동 부상 등으로 연골판이나 십자인대가 파열됐을 때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관절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

40~50대 중년층은 관절 노화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시기로 자연히 관절과 관절 주위 근육이 급격히 약해진다. 또 전과 같이 운동을 하더라도 쉽게 지치고 통증과 뻐근함을 느끼게 된다.

특히 중년 이상 여성이라면 퇴행성관절염에 더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퇴행성 관절염 환자 비율을 보면 중년 이후 여성에게 많이 나타난다. 폐경 여성은 에스트로겐 호르몬이 감소하면서 관절염에 취약해지기 때문이다.

50대 이상이라면 노화로 기초 대사량은 조금씩 줄어들고 식사량은 늘어난다. 반면 관절이 아프다고 운동량마저 줄어든다면 비만으로 악화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체중이 1㎏ 증가하면 무릎에 가해지는 압력은 3㎏ 이상으로 살이 찌면 관절에 실리는 무게가 더 커질 수 밖에 없기에 적절한 운동으로 표준 체중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관절 건강에 가장 취약한 60대 이상 노년층의 경우 관절 질환을 앓고 있을 때가 많고 연골이 닳아 움직이는데 불편함을 느껴 외출을 꺼리는 사람도 많다.

활동량이 줄어들면 근육은 더 약해지고 통증은 악화된다. 노년층은 관절에 통증이 있을 때 참지 말고 적극적인 치료를 받아야 한다.

한 번 손상된 관절과 근육은 스스로 회복이 어렵다. 따라서 방치해 질환이 악화되는 것보다 빠르고 적극적인 치료를 받는 게 현명하다.

◇빨리 치료할수록 경과 좋아

퇴행성 관절염은 더 나빠지지 않게 유지하는 게 최선책이기에 치료 시기를 놓치지 않아야 한다. 무릎 퇴행성관절염 치료는 빠를수록 치료법이 간단하고 예후(치료 경과)도 좋다.

관절염이 심하지 않으면 약물ㆍ주사 치료로 증상을 완화하고 관절염 악화를 늦출 수 있다. 히알루론산 성분의 연골 주사를 무릎에 투여하면 윤활제 역할을 하여 관절 움직임을 부드럽게 하고 통증을 줄여주며, 손상된 연골을 보호하여 연골 마모를 더디게 함으로써 무릎 관절염이 진행되는 것을 막아주는 효과가 있다.

연골 주사는 6개월이 지나면 건강보험 적용이 되므로, 6개월에 한 번씩 연골 주사를 맞는 게 좋다. 하지만 이러한 보존적 치료에도 통증이 심하거나 말기 퇴행성관절염으로 악화됐다면 손상 부위를 제거하고 인공관절로 대체해주는 ‘인공무릎관절치환술’을 택할 수밖에 없다.

서동원 원장은 “퇴행성 관절염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 중에는 무릎 통증을 ‘나이 들면 생기는 병’이라고 치부해 통증을 방치하거나 고통을 참다가 증상이 악화하는 경우가 많다”며 “만성적인 무릎 통증은 외부 활동에 제한을 주므로 심혈관 질환이나 우울증으로 이어질 수 있어 가족들의 관심은 조기 진단ㆍ치료에 도움이 된다”고 했다.

퇴행성 관절염은 치료와 수술도 중요하지만, 관리가 뒷받침돼야 무릎 건강을 꾸준히 유지할 수 있다. 평소 관절에 무리가 가는 반복적인 작업이나 운동을 피하는 것이 좋다.

바닥에 쪼그리고 앉거나 책상다리로 앉는 좌식 생활보다 식탁이나 소파 등 의자를 이용하는 입식 생활을 하는 게 좋다. 연골 주사와 함께 연골 손상이 더 이상 진행되지 않도록 꾸준히 관리해야 하는 방법이 근력 강화 운동이다.

특히 허벅지 근력(대퇴사두근과 햄스트링 근육) 강화는 무릎 건강에 있어 핵심이다. 허벅지 근육이 튼튼하면 무릎 관절 안정성이 높아지고, 활동할 때 무릎에 가해지는 스트레스를 흡수해주기 때문이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댓글 0

0 / 250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 저장이 취소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