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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조차 불사하며 벌어지는 쟁탈 자원, 모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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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문명은 모래로 쌓아 올린 '모래성' 같다고 한다. 이는 은유가 아닌 팩트다. 건물은 콘크리트로 짓는데 콘크리트 재료의 70%가 모래다. 스마트폰 등 여러 전자제품에도 모래가 필수다. 반도체의 주원료인 실리콘이 모래에서 추출된다. 안경, 물컵에 들어가는 유리의 재료도 모래요, 치약에 쓰이는 수화 실리카의 원료도 모래다. 인류의 필수품 빛과 소금, 그리고 모래.
일본의 환경 저널리스트 이시 히로유키가 쓴 ‘모래 전쟁’은 가속화하는 모래 소비의 심각성을 파헤친 책이다. 모래가 쓰이는 현장부터, 모래 자원을 둘러싼 쟁탈지역, 무분별한 채취로 망가진 자연환경까지 돌아본다.
모래는 현재 세계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자원이다. 전 지구적 도시 확장 탓이다. 초고층 빌딩도 원인이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빌딩, 두바이 부르즈 할리파에 쓰인 모래만 53만 톤. 매년 채굴되는 모래는 500억 톤에 달한다. 1년간 전 세계 강들이 운반하는 토사량의 두 배, 자연이 공급하는 양 이상을 인류가 소비하는 셈이다. 참고로 사막 모래는 너무 고와 자원으로 쓸 수 없다.
고갈되는 모래를 둘러싸고 총성도 울린다. 모래를 불법으로 채굴해 매매하는 나라만 캄보디아, 말레이시아 등 70여 개에 달한다. 인도에서는 모래 유출을 막으려는 비영리단체 활동가, 기자, 단속 경찰 살해도 발생했다. 물론 정부가 나서 모래를 수출하는 북한 같은 나라도 있지만.
저자는 “지구가 재생할 수 있는 것보다 더 많은 자원을 인간이 소비하고 있음이 분명하다”고 지적한다. 어떻게 하면 모래 사용을 줄일 수 있을까에 그치지 않고 “어떻게 하면 모든 자원을 줄일 수 있을까”라는 질문까지 나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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