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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치에 마약, 유인까지… 도심 한복판 치안이 불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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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역삼동 여성 납치·살해 사건의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강남 학원가에서 학생들에게 마약 성분이 든 음료를 마시게 하고 부모를 협박한 사건이 발생했다. 광주에선 어린이를 유인하던 남성이 붙잡힌 일도 있었다. 납치, 마약, 유인 같은 강력범죄가 도심 한복판에서 잇따라 발생하며 시민들 불안이 커지고 있다.
경찰은 고교생들에게 마약 음료를 건넨 혐의로 40대 여성을 붙잡아 조사 중이라고 5일 밝혔다. 그는 공범 3명과 함께 “기억력과 집중력 강화에 좋은 음료 시음행사”라며 학생들에게 마약 탄 음료를 마시게 한 뒤 이를 빌미로 부모를 협박했다. 피해 학생들 검사에서 마약 양성 반응이 나왔다니 기가 막힐 일이다. 공범 일부가 아직 잡히지 않아 학부모들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다. “3개월간 전국 모든 형사를 투입해 마약류 사범을 집중 단속하겠다”던 지난달 경찰 발표가 무색하다.
역삼동 아파트 단지에서 여성을 강제로 차에 태워 살해한 뒤 시신을 유기한 일당에 대한 수사도 확대되고 있지만, 경찰의 치안 역량에 대한 불신은 깊어질 대로 깊어졌다. 범행 직후 목격자 신고가 접수된 데다 폐쇄회로(CC)TV에 납치 장면이 찍히기까지 했는데 범인들은 유유히 빠져나갔다. 경찰의 차량 수배, 상황 전파와 공조가 줄줄이 늦어진 탓에 피해를 막지 못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힘들다. 광주에서 9세 여아를 유인하던 남성을 끝까지 쫓아가 아이를 구한 이는 경찰이 아니라 이웃 주민이었다.
이들 사건 모두 버젓이 도심에서 일어났다. 집 근처조차 맘 놓고 다닐 수 있겠냐는 시민들 호소를 경찰은 뼈아프게 새겨야 한다.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도 치안에 구멍이 뚫렸는데, 인적 드문 곳이야 오죽하겠냐는 걱정이 지나치지 않다. 경찰국 신설과 보복 인사 논란으로 민생치안 공백 우려가 제기됐던 걸 국민들은 기억한다. 초동 대응과 범인 추적 체계에 허점이 없는지 철저히 점검하고, 마약 단속과 범죄 예방책의 실효성을 높일 방안을 강구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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