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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가루가 미워"…알레르기, 면역 치료가 근본 해결책

입력
2023.04.03 2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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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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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철에는 꽃가루와 미세먼지 때문에 천식ㆍ알레르기 비염ㆍ결막염이 크게 증가한다. 이 중 천식은 우리나라 국민 10명 중 1명을 차지할 정도로 비교적 흔히 발생하는 기관지 질환이다. 어린이 유병률이 가장 흔한데, 최근에는 65세 이상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봄철 꽃가루 알레르기 주범은 참나무ㆍ자작나무오리나무 등 우리나라에 많은 풍매화 나무다. 주로 3월 초부터 꽃가루가 날리기 시작해 3월 말부터 5월 초까지 공기 중에서 많이 관찰된다.

손경희 경희대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는 “꽃가루 알레르기를 막으려면 접촉을 줄이는 것이 가장 좋다”며 “꽃가루가 많이 날리는 오전에는 외출을 가급적 삼가고 창문을 닫고 외출할 때 미세먼지용 마스크를 착용하는 게 좋다”고 했다.

꽃가루로 천식이 유발되는 환자들은 증상이 생기기 전 미리 흡입형 국소 스테로이드를 꾸준히 쓰는 것이 예방에 좋다.

또 알레르기 원인 물질을 복부 피하에 주사하거나 혀 밑에 조금씩 투여하는 면역요법 치료를 3~5년 정도 받는 것도 권장된다.

과일을 먹을 때도 주의하는 것이 좋다. 손경희 교수는 “꽃가루 알레르기가 있는 환자의 41.7%가 생 과일을 먹으면 음식이 닿는 부위인 입술ㆍ혀ㆍ목구멍 등이 가렵고 붓는 증상을 보이는 ‘구강 알레르기 증후군’이 있다고 보고되고 있다”고 했다.

미세먼지는 사계절 중 봄철에 농도(연평균의 1.15배)가 가장 높아 천식이나 비염,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등 호흡기 질환자는 미세먼지에 노출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는 천식 악화에 영향을 미친다. 최근 연구에서는 초미세먼지가 천식 조절에 더 악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됐다.

또 초미세먼지 농도가 5㎍/㎥ 상승할 때마다 폐암 발생 위험이 18% 증가했다는 연구도 있다. 이 때문에 세계보건기구(WHO)는 2013년 미세먼지를 1급 발암물질로 규정했다.

봄철 미세먼지가 심하면 실외 활동을 줄이고 공기청정기를 활용할 것을 권장한다. 호흡기 질환자는 미세먼지에 노출되지 않는 것이 중요하므로 마스크를 제대로 착용해야 한다.

◇알레르기, 면역 치료가 효과적

알레르기 치료법으로는 문제를 일으키는 환경적 자극을 피하는 회피 요법, 항히스타민제, 흡입·비강·피부 도포 스테로이드 등으로 증상을 조절하는 약물 치료 등이 있다.

그리고 알레르기의 재발을 막기 위해 원인 알레르기 물질에 대한 신체의 과민한 면역 반응을 덜 예민한 쪽으로 바꾸는 ‘면역 치료’가 있다.

면역 치료는 알레르기를 뿌리 뽑는 유일한 방법이다. 알레르기 면역 치료는 부작용을 일으키지 않는 매우 낮은 농도의 알레르기 물질을 규칙적으로 늘려 더 이상 원인 물질에 반응하지 않도록 면역 관용을 유도하는 방법이다.

이서영 서울대병원 알레르기내과 교수는 "알레르기 면역 치료에는 크게 피부에 주사를 놓는 ‘피하 면역 치료’와 혀 밑에 원인 물질을 떨어뜨리는 ‘설하 면역 치료’로 나뉜다"고 했다. 두 가지 방법 모두 3~5년 지속해야 한다.

피하 면역 치료는 의료진이 알레르기 원인 물질을 주사로 주입하는데, 초기 3개월 정도는 주 1회, 그 이후에는 월 1회 주기로 투여한다.

설하 면역 치료는 전문의 처방에 따라 스스로 치료할 수 있다. 알레르기 유발 물질 추출물을 혀 아래 점막에 정기적으로 복용하는 방식이어서 환자 스스로 집에서도 시행 가능한 방법이다. 다만 설하 면역 치료는 집먼지진드기에 한해 시행이 가능하다.

피하 면역 치료는 주사 부위가 가렵거나 따끔거리고 붓는 증상이 며칠 지속될 수 있고, 설하 면역 치료도 국소적으로 혀 밑이나 입술이 붓고 입 주변이 가려운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하지만 이는 알레르기 약을 투여하면서 나타나는 정상적인 반응이기 때문에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이서영 교수는 “면역 치료는 알레르기 질환을 뿌리 뽑는 유일한 치료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그 효과가 많이 증명됐지만 치료하기 전 알레르겐과 개인별 증상의 상관관계를 100% 수치화해서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예컨대 피부 반응 검사에서 집먼지진드기 반응이 강하게 나왔지만 사실 일상생활에서 집먼지진드기 외의 온도 차나 미세먼지 등 다른 요인으로 인해 증상이 나빠질 때도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치료를 시작하고 반응을 확인하면서 치료 효과가 떨어진다면 3~5년 치료를 지속하지 않고 중단할 때도 있다. 반면 치료 효과가 매우 좋다면 5년을 채워 치료하게 되고, 그러면 면역 치료가 끝난 뒤에도 10년 정도 오랫동안 치료 효과가 지속될 수 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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