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결핵 발병률 OECD 1위 오명…결핵 감염자 90%가 모르는 이유?

입력
2023.03.28 21:35
구독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결핵은 에이즈‧말라리아와 함께 세계보건기구(WHO)가 정한 3대 집중 관리 질환이다. 결핵은 개발도상국에서 많이 발생하는 감염 질환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38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여전히 '발병률 1위·사망률 3위'에 오른 오명을 안고 있다.

◇결핵 감염자 90% ‘잠복 결핵’

결핵은 공기를 매개로 결핵균이 전파돼 발생하는 만성 호흡기 질환이다. 주로 결핵 환자가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 결핵균이 포함된 감염 입자가 공기 중에 나와 존재하다 다른 사람의 호흡과 함께 폐에 들어가 감염된다.

물론 감염된다고 모두 결핵 증상이 나타나지는 않으며, 대개 접촉자의 30%가 감염된다. 또 감염된 사람의 10%는 결핵 증상이 발생하지만 나머지 90%는 잠복 결핵 감염자로 특별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다. 우리나라의 결핵 발병률이 상위권인 데는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잠복 결핵’의 영향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잠복 결핵 문제는 평소에는 별다른 이상이 없다가 환절기 등 면역력이 조금이라도 저하되면 언제든지 활동성 결핵으로 발현될 수 있다는 점이다.

잠복 결핵 환자 가운데 10%에게서 결핵 증상이 나타나며 결핵 환자가 되는데, 50%정도는 1~2년 내 발병하고 나머지 50%는 일상생활 중 면역력이 감소할 때에 발병한다.

2021년 우리나라 결핵 환자 통계를 살펴보면 전체 결핵 환자 가운데 70~80대가 42.7%(9,777명)로 절반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이는 고령 환자일수록 면역력 저하로 인한 결핵 발병 위험이 높다는 뜻이다.

또 당뇨병이나 고혈압 등 기저 질환이 있으면 발병률이 높아지므로 평소 면역력이 자주 낮아지거나 결핵 환자가 주변에 있었다면, 빨리 검사해 잠복 결핵을 발견해 치료하는 게 좋다.

◇잠복 결핵 진단 어떻게?

결핵 검사를 하기 위해 시행하는 흉부 X선 촬영과 가래 검사는 잠복 결핵을 확인하기 어렵다. 이 때문에 체내에 존재하는 결핵균 항원에 대한 면역학적 반응을 이용한 ‘인터페론감마 분비 검사(IGRA)’ 등 별도의 검사가 필요하다.

IGRA는 검사를 받는 사람의 결핵균에 감작(Sensitization)된 T세포만 자극하는 특이 항원을 사용해 효소면역법(ELISA)으로 결핵의 감염 여부를 판단하는 검사법이다. 결핵 예방을 위해 유아기에 필수로 맞는 BCG백신 영향을 크게 받지 않기 때문에 정확도가 높은 것이 특징이다.

이규택 진단검사의학과 전문의는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한 의료체계 불균형으로 결핵 위험성이 커진 만큼, 결핵 고위험군에 해당된다면, IGRA를 통해 잠복 결핵 감염 여부를 확인해 선제적으로 예방하길 권한다”고 했다.

잠복 결핵 감염의 치료법은 결핵에 사용되는 약물인 이소니아지드(Isonicotinohydrazide) 혹은 리팜핀(Rifampicin) 단독, 또는 두 가지 약을 병합한 약물 치료를 선택할 수 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댓글 0

0 / 250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 저장이 취소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