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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69시간 근로' 오락가락 메시지... 野 "행정 난맥" 질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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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에선 정부의 근로시간 개편안이 도마 위에 올랐다. 근로시간 제도 개편을 둘러싼 대통령실과 정부의 메시지 번복이 며칠째 반복되면서 혼선이 가중되자 여야에서 모두 작심 비판이 나왔다. 야당은 "장관과 대통령실, 대통령의 말이 다르다"며 '행정 난맥'이라고 질타했고, 여당도 부처의 준비 부족을 꼬집었다.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은 "주무부처 장관으로서 송구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정부가 개편안을 발표한 지 15일 만이다.
현행 주 52시간제 개편 과정에서 가장 논란이 큰 부분은 최대 근로 허용 시간이다. 산업계는 탄력적인 운용을 원하는 반면, 노동계는 일정한 상한이 없으면 건강권이 침해될 수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그러나 정교해야 할 대통령실의 메시지는 오락가락해 왔다. 브리핑과 고위당정협의회까지 더하면 일주일 새 근로시간 개편안과 관련한 대통령실의 언급은 총 6번에 달한다. 해명이 해명을 부를 정도로, 매번 충분하고 납득이 가는 설명을 하지 못했다는 얘기다.
‘주 최대 69시간’ 근무시간이 논란이 되자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6일 “주 60시간 이상은 무리”라며 보완을 지시한 것부터 스텝이 꼬였다. 전날 국민의힘에서 '주 64시간 상한 캡' 얘기가 나온 터라, 60시간이 일종의 가이드라인이 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그러자 '60시간 이상'이라는 숫자에 얽매일 필요가 없다는 해명이 줄을 이었다. 이 바람에 일감이 일시적으로 몰리는 때를 감안해 근로시간을 유연화한다는 원래 취지는 상대적으로 부각되지 못했다.
이날 열린 국회 환노위에서 야당 의원들은 정부가 노동현장을 잘 모른 채 69시간제를 꺼내 들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야당 간사인 김영진 민주당 의원은 “전 부처가 합의하고, 대통령, 대통령실 사회수석이 합의하고, 여당과 수많은 논의를 거쳐서 합의한 사안을 한순간에 바꿔버린 것”이라며 “이건 장관을 그만하라는 것 아니냐. (장관에게) 상당히 굴욕적인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그러면서 “가장 강력한 지지층이라 믿었던 20대가 동의하지 않으니 갑자기 취소하는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환노위원장인 전해철 민주당 의원도 지난해 불거진 ‘만 5세 입학’ 논란을 거론하며 “’만 5세 입학’ 사안에서도 결국 정책 철회를 하고 관여한 분들이 책임을 졌다”며 “이런 정책 혼선이 발생하지 않도록 심기일전 해달라”고 당부했다.
정부의 보완책이 현실적이지 않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전용기 민주당 의원은 “(MZ 노동자가) ‘회장 나와라, 지난주 69시간 일했으니 이번주는 35시간만 일하겠다’ 할 수 있겠느냐”며 “당장 일자리가 없어질 수 있는데 노동자들이 거부할 수 있는 문제냐”고 지적했다.
이에 김형동 국민의힘 의원은 “연간으로 따지면 (추가 노동시간이) 연 440시간을 넘을 수 없기 때문에, 12시간도 아니고 8.5시간이 (추가)되는 것”이라며 “사실상 개선된 것”이라고 반박했다. 다만 김 의원도 “설명은 돼 있지만 보려고 하지 않고, 보지 않아도 (고용노동부가) 보게끔 해야 하는데 이런 부분이 부족했다”며 소통 문제를 언급했다.
이 장관은 의원들의 이 같은 질타에 “제도개편 취지가 충분히 전달되지 못한 데 대해 송구하다”며 “주무부처 장관으로서 부족함이 있었다.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대통령실도 안상훈 사회수석이 담당해 온 노동개혁 과제를 이관섭 국정기획수석이 맡아 정책 조정 기능을 강화하기로 하는 등 뒤늦은 수습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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